이란, 호르무즈 해협서 ‘코인 통행료’ 추진…美 제재 무력화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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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서 ‘코인 통행료’ 추진…美 제재 무력화 ‘꼼수’

입력 : 2026.04.13 09:05

배럴당 1달러, 스테이블코인 결제 요구할 듯
혁명수비대, 이란 코인 거래 50% 차지
통행료 낸 해운사들, 美 제재 위반 리스크 부담
“투명성 역이용해 불법 자금줄 차단 나서야”

지난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코르파칸 연안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AP연합]

지난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코르파칸 연안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AP연합]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가상자산(암호화폐)을 이용한 ‘통행료’ 징수에 나선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촘촘한 금융 제재가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의 최신 보고서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 IRGC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보장을 빌미로 선박 운영사들에게 원유 1배럴당 약 1달러의 통행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사실상 이란의 ‘톨게이트’로 전락한 셈이다.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수출국연합(OPEX) 측은 “선박들이 제재로 인해 자금을 추적당하거나 압수당하지 않도록 비트코인 등 디지털 통화로 몇 초 안에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밝혔다.

하지만 체이널리시스는 이란이 실제로는 비트코인(BTC)보다 달러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주력 결제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커 주로 사이버 해킹이나 랜섬웨어 결제에 쓰이는 반면 대규모 무역이나 물류 결제에는 가치 보존과 유동성 확보가 유리한 스테이블코인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IRGC는 과거 석유 판매와 무기 조달 등에서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깊숙이 활용해 왔다.

IRGC의 가상자산 생태계 장악력은 이미 위협적인 수준이다. 체이널리시스 분석 결과, 지난해 4분기 기준 IRGC는 이란 전체 가상자산 생태계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IRGC 관련 지갑으로 유입된 자금 규모는 2024년 2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25년에는 30억달러(약 4조1500억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는 공식 확인된 지갑만 집계한 ‘최소치’로 실제 유입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글로벌 해운사들이 겪게 될 제재 리스크다. 이란은 현재 미국의 포괄적 제재 대상국이다. 선사들이 억류를 피하고자 IRGC 측에 가상자산으로 통행료를 지불할 경우 이는 곧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가 된다.

통행료 지불 자체가 이란의 전쟁 자금 조달에 기여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해당 기업은 거액의 벌금은 물론 글로벌 금융망 퇴출이라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특유의 투명성을 역이용해 이란의 자금줄을 차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법정화폐 기반의 전통 금융망과 달리 가상자산은 블록체인상에 거래 기록이 실시간으로 남기 때문이다.

체이널리시스 측은 “규제 당국과 사법기관이 IRGC 통제 지갑을 지속적으로 식별해 내고,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해당 지갑 내 자산을 즉각 동결하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가상자산 거래소와 금융기관, 해운사들의 컴플라이언스 부서 역시 이란발 새로운 가상자산 자금 흐름에 대한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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