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접경 르포>
회사 건물로 미사일 발사돼 피해
하마스 소행 사이버 공격 목격도
불탄 자동차·기억 공간 등 추모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스데롯 안에 있는 샤아르 하네게브 산업단지.
가자지구 접경 지역인 이곳은 32만5000㎡ 규모로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에 이은 이스라엘 내 최대 산업 클러스터 중 하나다. 이곳에 있는 모빌리티 스타트업 카라르는 전기차용 배터리 냉각 기술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기업으로 가자지구와 불과 3km 떨어져 있다.
기자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방문한 카라르 본사에서 이곳 기업인들로부터 2023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무력 충돌 당시 피해 상황을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또,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개시된 이란 전쟁으로 중동 지역 내 긴장감이 더 커진 상태에서 가장 최근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에이탐 프리드먼 카라르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하마스의 공격 당시 매우 힘든 시간을 겪었다”며 “많은 직원이 본사 인근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고, 회사 건물을 향해 로켓이 발사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0월 하마스가 카라르 본사를 향해 로켓추진유탄을 발사해 많은 직원들이 대피했고, 회사 사무실 건물 일부가 손상되는 등 피해를 봤다. 일부 직원들은 예비군으로 소집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약 2주 만에 카라르 임원과 직원들은 회사로 빠르게 복귀했다.
프리드먼 CEO는 직원들과 이스라엘 시민들의 회복력을 강조하며 “공격을 받고난 2주 후 복귀가 허용되자마자 우리 팀은 여러 역경에도 불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지로 업무를 빠르게 재개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공격 당시 이스라엘 기업인들은 일상을 포기하고, 국가를 지키기 위해 나서야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예비군이 전체 병력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군 동원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많은 에비군들은 직장을 다니고, 학업을 듣는 와중에도 예비군 명령이 떨어지면 바로 소집에 응하는 등의 방식으로 군 복무를 하고 있다.
텔아비브 북부에 있는 차량보안업체 업스트림 시큐리티의 보아즈 하르탈 업스트림 최고 데이터·플랫폼 책임자(CDO·54)도 “정말 격렬한 시간이었다”며 하마스 공격 당시를 회상했다.
하르탈 CDO는 “업스트림의 예비역 팀원들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 안에 있는 다른 기업에서도 군에 투입되는 인력이 많았다”며 “이스라엘의 모든 스타트업과 기업은 매우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전쟁이 끝날 것이기 때문에 이스라엘 내 경제 활동이 중단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전 세계 고객사와 협력할 수 있게 업무 연속성 계획(BCP) 등을 수립해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업스트림 내부에서 모니터링 등을 통해 하마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도 다수 목격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 교통·도로안전부와 자국내 인프라 등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 많았다”며 “이를 잘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사와 회의하다가 공격이 발생했을 때 대피실로 이동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회의를 다시 진행했다”며 “우리 이스라엘인에게는 일상”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공격에 대해서도 최근 하마스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 개시 당시 이란은 텔아비브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공격 등을 단행하며 이에 따른 공습 경보와 주민 대피령이 발령되기도 했다. 대부분 이스라엘군 방공망에 막혔지만, 도심 주택가를 향한 공격에 시민 4명이 경상을 입고, 주택이 파손되는 등 건물 피해도 있었다.
하르탈 CDO는 “이번 텔아비브 공격으로 몇몇 건물이 파손되긴 했지만, 인프라에 심각한 피해는 없었다”며 “이건 단지 경제적 비용 문제일 뿐이며, 시민들이 안전하기만 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세계 최고 방공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이스라엘에서 일하고 일상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비즈니스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방문한 다른 지역에선 하마스의 공습에 대한 피해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이스라엘 남부 트쿠마 마을에는 하마스가 노바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이스라엘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습으로 불타버린 자동차들이 무덤처럼 고스란히 놓인 ‘불탄 자동차 무덤’이 있다.
차체는 불에 그슬려 차 녹슬었으며, 여러 군데가 부서지고 총탄을 맞은 흔적도 남아있었다. 각 자동차마다 희생자들이 공격을 입었을 때 당시 상황과 각자 슬픈 사연도 함께 소개됐다.
아담 이타 이스라엘군 국내전선사령부(후방사령부) 남부 지구 대변인 예비역 소령은 ”이곳의 모든 차량은 하마스 테러리스트에 의해 불에 태워지거나 총격을 입거나, 수류탄을 맞거나, 로켓에 맞거나 온갖 종류의 탄약에 의해 불타버렸다“며 “수많은 차량 안에는 우리 형제자매들이 타고 있었지만, 하마스의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남부의 네게브 사막 가장자리에 있는 키부츠(이스라엘 공동체 마을) 니르오즈에서 만난 리타 리프시츠씨는 하마스 등 테러 단체들이 이곳에서 지역 주민 117명을 납치하고 살해했다고 이를 규탄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피해 본 흔적은 마을 곳곳에 남아 있었다. 주택가는 로켓에 맞아 간신히 형체만 남은 모습과 화재로 집안 곳곳과 온갖 가전과 집기들이 불에 그을린 자국이 선명했다.
리프시츠씨는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평화를 믿는다”며 “우리(이스라엘) 아이들과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여전히 함께 살 수 있고, 국경이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남부 레임에 있는 노바 음악축제 기억공간에서 만난 조하르 씨(61)는 “하마스는 헤즈볼라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대리 세력 중 하나”라며 “이게 2023년 10월 7일에 이곳에서 발생하는 전쟁 사이의 연관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없었다면 하마스는 존재하지 않았고, 헤즈볼라, 예멘 테러리스트도 없었을 것”이라며 “이들 모두는 이란의 꼭두각시”라고 비판했다.
이곳은 축제 현장을 찾은 3000면의 민간인을 향해 하마스가 총격 테러와 민간인 납치를 저지른 곳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됐다.
텔아비브·스데롯·니르오즈·레임(이스라엘)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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