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시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지털대성은 작년 인수한 '강남대성기숙 의대관'을 중심으로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내겠습니다."
김희선 디지털대성 대표(사진)은 29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실적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작년에 강남대성기숙 의대관을 운영하는 '호법강남대성기숙학원', 국어 모의고사 브랜드 '이감'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마쳐 창립 25주년인 올해 투자에 따른 과실을 고스란히 누릴 것이란 설명이다. 대성학원그룹의 유일한 상장사 디지털대성은 그룹의 온라인 서비스 사업을 맡고 있다.
'황금 돼지띠' 맞아 수험생 급증, 의대 정원은 감소 전망
올해 입시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수험생 수가 늘었다. 올해 수능을 보는 고3 수험생 수는 45만3812명에 달한다. 전년 대비 12%(약 4만7000명) 급증했다. 2007년 '황금 돼지의 해'를 맞아 출생아가 일시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또 올해 입시에 재도전하는 N수생의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험생은 늘었지만, 의대 모집 정원은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의대 교육 정상화와 의대생 복귀를 촉구하기 위해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기존 5058명에서 3058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최상위권 수험생의 경쟁과 눈치싸움은 격해질 전망이다.
디지털대성은 의대 입시 역량 강화를 위해 작년 호법강남대성기숙학원을 인수했다. 호법강남기숙대성학원은 경기도 이천 소재 강남대성기숙 의대관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올해 연간 실적에 의대관의 성과도 반영된다. 의대 입시 경쟁에 힘입어 디지털대성의 실적도 한 단계 도약할 것이란 입장이다.
김 대표는 의대관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의대관에 들어오려는 학생이 줄을 잇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작년 10월 예비 고3 학생을 대상으로 강남대성기숙학원 윈터스쿨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시작 3분 만에 정원 500명을 채웠고 마감됐다. 2023년 세웠던 자체 기록(6분 마감)을 경신했다.
김 대표는 "최상위권 학생에 대한 교육 투자는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자녀 교육에 돈을 아끼지 않는 부모가 많지 않나"라며 "(의대관 신청 조기 마감은) 디지털대성 브랜드 신뢰도와 콘텐츠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공급(의대 정원)이 제한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의대 입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대성은 지난해 선제적으로 의대관을 증축해 정원을 늘렸다"고 강조했다. 작년 호법강남대성기숙학원의 매출액은 340억원, 영업이익은 91억원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 중 정원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대성, AI 교육업체에 투자…"초개인화 서비스 목표"
디지털대성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에듀테크(교육기술) 스타트업 바이브온코퍼레이션(바이브온)의 지분을 인수했다. 바이브온의 데이터 해석 역량과 디지털대성의 콘텐츠 및 수험생 데이터를 연계해, 개인 맞춤형 AI 입시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대성마이맥의 연간 패스를 구매하거나 앞으로 구매할 회원들은 바이브온의 '생기부ON(인공지능 학교생활기록부 분석 서비스)'를 통해 개인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받게 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학습과 진학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AI 교육 서비스를 확대해 '초개인화 교육 서비스'를 실현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바이브온 투자를 결정했다. AI 기반 학습 서비스·맞춤형 콘텐츠 제작 기업에 관심을 두고 추가 M&A 기회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업이라 할 수 있는 '대성마이맥'도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1년간 수능과 내신 모든 강좌를 수강할 수 있는 '19패스'의 판매가격을 올리면서다. 다만 여전히 경쟁사에 비해 저렴해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데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2024년 말 기준 '대성마이맥' 유료회원 수는 약 23만8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약 30~35%를 차지했다.
디지털대성은 주주환원 정책도 약속했다. 디지털대성은 13년 연속 주주에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작년 주당 배당금은 500원으로 전년 대비 300원 늘었다. 배당수익률은 6.9%에 달했다. 또 작년 결산 배당금은 '비과세 배당'으로 지급돼 주목받았다. 일반적으로 배당에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만, 비과세 배당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현행법상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지급한 배당은 배당소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올해부턴 배당금을 사전에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 선진화 정책'을 도입했다. 배당 기준일을 배당 결정일 이후로 정할 수 있게 정관을 변경한 것이다. 배당받으려는 투자자들은 디지털대성의 전자공시를 통해 배당 기준일 전 주식을 매수하면 된다.
김 대표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주주환원을 계획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 전략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주주환원 정책을 위해 '배당 선진화 정책'도 도입했다. 기업의 성과를 투명하게 나누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