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못 채운 공백, 사모대출이 메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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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글로벌 진출이나 대규모 시설투자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서 모두 충당하긴 어렵습니다. 이런 공백을 사모신용이 채울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사모신용 운용사인 아레스매니지먼트의 윌 박 매니징디렉터는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6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디렉터는 “한국 자본시장은 주식에 집중돼 있고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덜 발전해 유동성 격차가 있다”며 “사모신용은 유연한 자본 솔루션을 통해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모신용은 전통적인 은행이 아니라 자산운용사 등이 기업에 직접 대출해주거나 신용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박 디렉터는 “은행이 할 수 없는 복잡한 구조나 빠른 속도가 필요한 딜에서 기회가 생긴다”고 짚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국내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언급했다. 그룹 전체의 부채 상환 능력은 탄탄하지만 개별 자회사 한 곳이 일시적인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은행은 내부 규정상 대출을 꺼린다. 이때 사모신용을 활용하면 모회사나 다른 계열사의 신용 보강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정부 규제에 따른 일시적 유동성 경색이 사모신용 운용사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박 디렉터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우량 기업조차 은행의 대출 총액 상한에 막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사모신용은 발 빠르고 유연하게 시장의 진공 상태를 메워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모신용 운용사의 대표급 인사들은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이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런 펙 먼로캐피털 매니징디렉터는 “미국 내 중소형 은행이 급감하며 부동산 대출 시장에서 전통적 대주단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CRE 분야에서 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모펀드(PEF)가 개입하지 않은 투자나 기업대출을 가리키는 ‘논스폰서 딜’도 유망 투자처로 꼽혔다. 대나 케어리 미드오션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논스폰서 딜은 경쟁이 덜해 PE 딜 대비 2%포인트가량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수천 개 가족 경영 비즈니스와 의사가 직접 소유한 전문 병원 등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배정철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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