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독방에 에어컨 놔달라" 민원 폭주…구치소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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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12 10:24 수정2025.07.12 10:24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이 독방 내 에어컨 설치와 의료 지원 등 수감 생활 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서울구치소에 항의성 전화와 민원을 퍼붓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울구치소 전화번호와 팩스, 이메일 주소 등을 공유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에게 에어컨을 제공하는 등 구치소 내 생활 여건을 개선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 지지자는 팩스 송신 방법을 안내했다. 그는 “이런 폭염에 에어컨 없는 독방에 가둔다? 정치 보복성 인권 탄압이다. 강하게 반발해야 한다”며 “간단하지만 압박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 실질적인 것에 화력 모아서 규탄하자”고 했다.

그가 공유한 팩스에는 “서울 구치소는 당장 인권을 보장하라. 에어컨도 없는 곳에 사람을 내버려두는 행위는 살인이나 다름없다”며 “서울구치소장은 지금 당장 구치소 내 환경을 개선하고 온 국민에게 해명하라”고 쓰여있다. 동시에 "이번 정치 보복성 구속을 우리는 반드시 국제사회에 알릴 것이고 서울구치소에서 인권 탄압, 정치 보복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음을 계속해서 알릴 것이다. 마지막 기회 줄 때 시정하라"라고 덧붙였다.

다른 누리꾼은 윤 전 대통령에 접견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누리꾼은 '윤석열 님과의 2025-07-16의 접견 예약 건이 수용자 거부로 취소되었습니다'라는 안내 메시지를 받았다고 공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감 여건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들. 사진=SNS 캡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감 여건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들. 사진=SNS 캡처
구치소는 전례 없는 민원 전화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후부터 지지자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주로 에어컨 설치 및 치료 요구 등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교정시설은 보안시설이라 내부시설에 대한 설명은 보안사항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새벽 2시쯤 구속 영장이 발부돼 약 124일 만에 서울구치소에 재입소했다. 수용 번호는 '3617'이며, 에어컨 없이 소형 선풍기만 있는 2평대 독방에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이 구금됐던 3평대 구치소 방보다 좁은 독방이다. 구치소 내 과밀 수용 문제가 심각해 좁은 독방을 배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의료동을 제외한 일반 사동에 에어컨이 따로 구비돼 있지 않다. 시설노후화에 따른 전력 문제로 추가 냉방시설 설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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