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수가 한국의 4분의1이라니…"
"일본이 살기 좋은데 유학을 왜 가나요"
일본 정부가 인공지능(AI)과 양자기술,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젊은 연구자 3만 명을 해외에 파견하는 대규모 인재 육성 프로젝트에 나선다. 해외 유학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의 성향이 국가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판단에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6~2030년도 5년 동안 젊은 연구자의 해외 중·장기 파견 규모를 총 3만 명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통합 이노베이션 전략 2026’에 담을 방침이다. 이 전략은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연내 확정하는 과학기술 정책의 기본 지침이다.
일본 정부는 AI, 반도체, 양자기술 등 17개 전략 분야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연구 인재 확보를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이 국가 주도로 첨단기술 인재 육성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일본도 해외 연구 경험 확대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연구자들의 해외 체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원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박사학위 취득 후 5년 미만 연구자나 박사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최대 2년간 해외 연구를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이 이 같은 대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연구 인재의 국제화가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2023년도 해외에 31일 이상 중·장기 체류한 일본 연구자는 3623명으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2000년도의 7674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 학생들의 해외 유학 비율도 주요국에 비해 낮다. 2023년 기준 대학 재학생 가운데 해외 유학 경험자는 1000명당 8.6명으로 중국(18.1명), 한국(32.5명)에 크게 못 미쳤다.
연구 성과 측면에서도 국제 협력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2019~2021년 연구 영향력이 높은 상위 10% 피인용 논문 가운데 국제 공동연구 논문 수는 영국이 1만6801편, 독일이 1만2617편에 달한 반면 일본은 4913편에 그쳤다.
일본 정부는 해외 연구 경험 확대가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 구축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AI·양자기술·반도체 분야의 연구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대학별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 거점을 조성해 첨단 기술 인재 양성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물가 상승과 엔저 영향으로 해외 체류 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다, 화상회의 확산으로 해외에 직접 나갈 필요성이 줄어든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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