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광주 투자계획이 발표되며 관련 기업 주식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호남에 있는 상장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광주신세계는 공식 발표가 이뤄지기 전부터 3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두차례나 기록했다. 진보성향 매체를 통해 호남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예상하는 단독보도가 연달아 나온 영향이다.
평소 산업 뉴스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진보 매체가 연이어 반도체 단독을 터뜨리는 상황은 낯설다. 하지만 그 배경을 짐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반도체 기사가 아닌 호남과 지역 균형발전 기사로 인식하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한발 더 나아가 정치 기사로 해석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격한 내전에 빠져들었고, 호남 반도체 투자가 이와 깊숙이 연관된 탓이다.
민주당 당권을 놓고 대결하는 전당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은 호남이다. 권리당원의 상당수가 호남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호남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과 대결하는 선거에서 수도권과 충청, 나아가 부산·경남(PK)이 캐스팅보트가 되는 것과 상반된 양상이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호남 반도체 투자 이슈는 친명 후보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웃게 만든다.
호남의 권리당원들은 행정부와 국회가 한 몸이 돼 기업투자를 재촉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청와대는 당이 발목 잡는다 탓하고, 당에서는 청와대가 지지층을 외면한다 반목하는 양상은 생각만으로 끔찍하다.
호남 반도체 투자는 당권 경쟁에서 부각되는 다른 이슈를 모두 묻어버릴 파급력을 지녔다. 그간 민주당 내부의 힘 싸움은 주로 검찰 수사권과 같은 형이상학적 영역에서 벌어졌다. 이번에도 검찰이 가장 먼저 이슈로 주목받은 바 있다.
그러던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억대 규모 성과급을 가져가는 것을 전 국민이 관람했고, 이어서 호남 반도체 투자 이슈가 터졌다. 반도체와 비교하면 ‘그깟 검찰’이란 말이 나올만하다. 전당대회 향방을 좌우할 호남 당원들의 머릿속에는 반도체 이외의 변수가 자리 잡기 힘들어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달 29일 발표된 투자계획이 두루뭉술한 것도 김 총리에게 유리한 부분이다. 미지수로 남은 투자가 많을수록 청와대와 당이 단합해 더욱 계획을 앞당겨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호남 반도체 투자에 관한 기사와 정부 발표는 민주당 전당대회의 구도·진행 상황에 맞춤형으로 공개된 셈이다.
이처럼 극도로 정치적인 뉴스가 전개되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주식 종목은 신세계 그룹의 광주신세계였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정부 발표가 이뤄지기까지 급등세를 보이고 며칠 만에 추세선으로 복귀한 뒤에 다시 급등하는 전형적인 정치 테마주 양상을 보였다.
광주신세계는 광주를 기반으로 한 유일한 상장 백화점 기업이다. 기타 호남 관련 종목들은 제조업 기업이 많아 지역 이슈의 덕을 제대로 보지 못한 반면, 광주신세계는 지역 경제와 소득 성장의 과실을 직접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지점에서 정치 테마주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라면 기시감과 함께 ‘또 신세계인가?’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국내 재벌 가운데 유독 신세계그룹이 정치테마와 엮이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통상 정치 테마주가 중·소형주 위주인 것을 감안하면 신세계의 사례는 더욱 흥미롭다.
매일경제신문의 프리미엄 재테크 플랫폼 ‘매경플러스’가 신세계그룹이 정치 관련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만약 신세계그룹 주식 투자에 나선다면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지 분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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