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당(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대선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 대통령이 연속 탄핵을 당했음에도 당은 아무런 절박함이 없다”며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 유승민은 어디에 있든 제가 꿈꾸는 진정한 보수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상대로 이기겠다는 생각이 정말 조금이라도 있는지 묻는다”며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패배 후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습에 분노한다”고 적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 간 당내 갈등이 불거진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보수의 영토를 중원으로 넓히기는커녕 점점 쪼그라드는 행태가 할 말을 잃게 한다”며 “옳지 않은 길에는 발을 딛지 않겠다”고 했다. 또 “개혁보수를 원하는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 목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이고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만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0일 대선 후보 선출 1차 경선에서 ‘국민 여론조사 100%’로 후보를 압축하고, 2차 경선은 ‘국민여론조사 50%, 당원투표 50%’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모든 경선 여론조사에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만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생각뿐, 주말 동안 생각을 정리해 출마 여부를 말씀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