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 연구팀 발표
유방암 환자 2천여명 분석
HER2 저발현 그룹이
음성보다 재발확률 높아
유방암은 환자가 지닌 인자 유무에 따라 여러 아형으로 분류된다. 전통적으로는 호르몬수용체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양성과 음성으로 나눈 뒤, 그 안에서 ‘HER2’ 단백질이 있는지 없는지 살폈다. HER2란 인간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 2형 단백질로, 암세포 표면에 HER2가 무한 증식을 일으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호르몬수용체를 지녔지만 HER2 단백질이 없는 그룹을 보다 세부적으로 분류하는 추세다. ‘HER2 저발현 그룹(HER2-Low)’과 ‘HER2 음성(HER2-zero)’으로 나누는 것이 대표적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HER2 저발현 그룹이 HER2 음성 그룹보다 유방암 재발 예측점수(RS)가 높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유방암 치료제인 항체-약물 접합체(ADC) 사용 전략 수립에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21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안성귀·국윤원 유방외과 교수와 이새별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강남세브란스와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유방암 환자 2295명을 대상으로 연구에 돌입했다. 이들은 호르몬수용체를 지녔지만(양성) HER2 음성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다.
연구팀은 대상 집단을 HER2 저발현 그룹(1351명·58.9%)과 HER2 음성 그룹(944명·41.1%)으로 분류한 후 각 집단에 온코타입Dx(Oncotype DX 21-gene multigene assay) 검사를 적용해 유전자 기반 RS를 살폈다.
그 결과 HER2 저발현 그룹의 평균 RS는 18.503점, HER2 음성 그룹의 평균 RS는 17.802점으로 나타났다. 음성 그룹보다 저발현 그룹에서 유방암의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두 그룹 간의 고위험 RS 비율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저발현 그룹이 17%로 음성 그룹(12.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재발 예측점수와 HER2 발현 정도의 상관관계를 살핀 가장 큰 규모 연구”라며 “HER2 발현 수준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접근을 위한 후속 연구의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