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9)이 21일 오전 사무실에 출근해 회의를 주재한 뒤 오후에는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업무 보고를 받았다.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직원 부정 채용(업무방해),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 사적 사용(횡령), 예산 낭비(배임) 등의 혐의로 10일 이 회장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그러자 문체부는 공기관 임원이 금품 비위, 채용 비위 등을 저지른 사실이 있거나 혐의가 있을 때 해당 임원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11일 이 회장에게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 회장 측은 ‘대한체육회장이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업무를 처리한 것이라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 자격으로 2019년 IOC 위원이 됐다.대한체육회 노동조합은 “대한체육회장 자격으로 IOC 위원에 선임된 자가 회장 직무 정지 상태에서 IOC 위원 직위를 핑계로 내세우는 언어도단에 빠진 행태”라고 비판했다. 대한체육회 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이 회장의 출근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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