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최근 이상 기후로 오렌지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치솟았지만 품질은 떨어져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탈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농축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은 지난 1월 2일 4.99달러에서 지난 21일 2.76달러로 떨어졌다. 지난해 9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5.55달러)와 비교하면 반 토막 났다.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오렌지주스의 미래 가격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은 브라질의 오렌지 수확량이 급감하며 치솟았다. 브라질 오렌지 농가가 극심한 가뭄과 화재로 몸살을 앓은데다가 과일이 익지 않았는데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감귤녹화병이 확산하면서 작물 수확이 힘들어졌다. 감귤녹화병에 걸린 나무에서 수확된 오렌지는 쓴맛이 강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스업체는 고품질 냉동 농축 오렌지주스를 보관해 두고 저품질 오렌지주스에 섞어 맛 차이를 보완해 왔지만 이제 그마저도 재고가 고갈된 상태다. 자연스럽게 오렌지주스는 비싸고 맛없는 주스로 전락했다.
해리 캠벨 엑스파나(Expana) 애널리스트는 “가격 급등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되면서 오렌지주스 수요가 절벽에서 떨어지듯 줄었다”며 “오렌지주스가 슈퍼마켓 선반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에는 오렌지 작황이 호전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선물 가격 하락은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라보뱅크는 오는 하반기부터 브라질 오렌지 생산량이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소매업체들은 주스 가격 급등기에 장기 계약을 체결해 소매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캠벨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오렌지주스를 사기 위해 비싼값을 지불해야 하고 이는 추가적인 수요 감소를 유발한다”며 “주스업계 전반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