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치료 패러다임 전환… ‘수술 전 면역항암’이 대세”

19 hours ago 2

이지연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안지영 위장관외과분과 교수
위 종양 크기 줄인 뒤 수술 시행
재발 방지-생존률 향상 등 기대
더발루맙, 보조요법 적응증 허가

이지연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오른쪽)와 안지영 위장관외과분과 교수가 최근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위암 수술 전후 보조 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지연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오른쪽)와 안지영 위장관외과분과 교수가 최근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위암 수술 전후 보조 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위암은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절제하더라도 병기에 따라 재발 위험이 상존하는 질환이다. 실제로 2기 위암은 약 20%, 3기 위암은 약 40% 수준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발 양상 역시 복막 전이나 림프절 전이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3기 환자는 수술 시점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전이가 재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의 한계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재발률을 낮추고 장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항암제를 수술 전후에 사용하는 치료 방법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면역항암제인 ‘더발루맙’이 위암 영역에서 국내 첫 수술 전후 보조 요법 적응증 허가를 받아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수술 중심 치료에서 나아가 전신 치료를 결합한 통합적 접근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지연 교수와 위장관외과분과 안지영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위암 치료 수준과 세계적인 추세는 어떤가.

안지영 교수=“우리나라는 위암 수술 성적이 세계적으로 매우 우수한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의 위암 치료는 종양 제거 단계를 넘어 환자의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종양의 특성을 모두 고려한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가령 진행성 위암 환자에서 기능 보존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재발 위험이 증가할 수 있고 반면 조기 위암 환자에게 일률적인 표준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과잉 치료가 될 수 있다. 최근엔 수술 전부터 면역항암제와 화학 항암요법을 함께 써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하는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통해 환자의 예후 삶의 질을 동시에 개선하고 있다.”

―최근 허가받은 더발루맙 수술 전후 요법도 그런 경향을 반영한 것인가.

이지연 교수=“그렇다. 더발루맙 수술 전후 보조 요법의 효과를 평가한 마테호른 임상은 국내 위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획기적인 연구다. 그동안 수술 전 항암치료는 주로 서구 환자 중심으로 데이터가 축적돼 아시아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 연구는 아시아와 서구 환자를 모두 포함했다. 지역이나 치료 관행의 차이, 바이오마커(신체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 유무와 관계없이 재발률 감소 측면에서 유의한 결과를 확인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어떤 환자군에서 임상적 가치가 가장 클까. 이 교수=“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암세포가 위벽을 얼마나 깊게 파고들었는지 또 주변 림프절까지 퍼졌는지를 자세히 확인해 수술 전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암이 위벽을 많이 침범한 3∼4단계나 주변 림프절 전이가 확인돼 재발 위험이 큰 환자에게 이 치료를 적용했을 때 재발 방지와 생존율 향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수술 전 항암 치료를 앞둔 환자의 반응은….

안 교수=“초기에는 암을 바로 떼어내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이런 불안을 해소하려면 치료 과정 전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순서가 조정될 뿐 수술 자체가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전달해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 요법이 향후 위암 치료 패러다임에 가져올 변화는….

안 교수=“과거에는 완치를 위해 수술의 완성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이젠 항암제 같은 전신 치료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통합적 접근이 대세가 됐다. 즉 수술은 여전히 핵심적인 치료 축이지만 단독으로 이뤄지기보다는 전신 치료와 유기적으로 결합해 완치로 나아가는 최적화된 과정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 교수=“더발루맙 보조 요법은 글로벌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적용 가능한 새로운 표준 치료가 처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에는 환자의 특성과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에 맞춘 정밀한 치료 옵션들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다학제적 협력이 중요해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의 협진 체계는….

이 교수=“우리 병원의 다학제 진료는 진단 단계부터 매우 긴밀하다. 우선 영상의학과에서 CT를 기반으로 종양 침윤 깊이와 전이 범위를 정밀 평가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이후 외과와 내과 간 협의를 통해 맞춤 전략을 수립한다. 환자의 전신 상태를 고려해 수술 가능 여부와 순서를 결정하며 수술 후에는 외과 소견을 공유하고 병리과에서 절제 조직을 바탕으로 병리학적으로 질병의 증상과 징후가 완전히 사라졌는지를 면밀히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의료진과 환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 교수=“암 진단은 누구에게나 큰 위기다.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말고 의료진을 신뢰하며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다. 치료 의지만큼 경제적 부담 완화도 중요하기에 환자를 위한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더발루맙 보조 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가 조속히 이뤄져 더 많은 환자가 최선의 치료 기회를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