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정체성 묵살당해…시 독단적 행동에 분노”
시 “국제규격축구장으로서 역동성 고려” 정치색 논란은 일축
“울산HD는 단 한 번도 붉은 적이 없다”, “우린 뼈속까지 파란색”13일 오전 울산시청 남문에는 이같은 항의 문구가 담긴 근조화환 수십 개가 줄지어 놓여있다. 점심 무렵 15개를 넘어섰지만 HD현대 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추가로 속속들이 도착하는 모양새였다.
울산HD현대 홈구장인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의 관중석에 붉은색의 관중석을 배치하겠다는 울산시의 결정에 울산HD현대 팬들의 “정치색 반영이 아니냐”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울산HD는 창단 이후 40년 넘게 구단의 상징색을 파란색으로 유지해오고 있었고, 팬들은 파란색은 구단의 상징색을 넘어 정체성을 담고 있는 컬러로 경기 당일에는 붉은색 옷조차 입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노후화된 관중석으로 의자 교체는 예견된 일이었지만, 시의 결정 이전 팬들과의 어떠한 상의도 없었으며, 진행 중일 때에도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정해진 바 없다”며 논란을 피하기 급급했다는 게 팬들의 주장이다.
울산HD현대 팬이라 밝힌 박준호 씨(24)는 “팬들 의견을 넘어 울산시민의 의견을 묵살한 시의 독단적인 행동해 분노해 근조화환을 준비하게 됐다”며 “서포터즈 처용전사의 운영 비용과 일반 팬분들이 개인 사비를 보태 동참의 뜻을 더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팬들의 이런 거센 반발에도 공사가 이미 철거까지 진행된 상황이고, 시의 요지부동 입장에 이미 ‘늦었다’는 반응도 나타났다.울산시가 지난 9일 ‘문수축구장 3층 낡은 관람석 교체 관련 설명자료’를 내어 관람석 변경안을 최종 공개했는데, 새 관중석 색은 파랑에서 빨강으로 점차 바뀌는 그라데이션 형태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울산시는 공사비 20억원을 투입해 올해 3월 마무리를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인 만큼 팬들 반발에도 기존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문수축구장은 국가대표 평가전 등 A 매치가 열리는 국제 규격 축구장으로 모든 관중석 색을 통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역동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며 “붉은색 선정은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며 정치색 반영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울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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