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김문수 “학력이라는 계급 있나…윗물 맑아야 아랫물 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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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일 자신의 부인 설난영 씨가 고졸이란 사실을 언급한 뒤 “대한민국에 학력이라는 계급이 있느냐”며 “이걸 철폐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후보는 최근 유시민 작가가 고졸 노동자 출신인 설 씨를 두고 ‘대통령 후보 배우자 자리는 설 씨 인생에서 갈 수 없는 자리’라는 취지로 비하성 발언을 하자 이를 겨냥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유세에서 “제 아내는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왔지만 우리 가족(남매) 중에서도 대학 나온 사람 저밖에 없다.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왔다고 지혜가 부족하느냐, 저하고 결혼하면 안 되느냐,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와서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작가는 지난달 28일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김 후보가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서 ‘찐 노동자’ 하고 혼인한 것”이라며 “(설 씨는) 그런 남자와 혼인을 통해 ‘내가 좀 더 고양됐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한민국에 학력이라는 계급이 있느냐, 이걸 철폐해야하지 않겠느냐”며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뭔가,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방탄 괴물 독재하는 나라를 꿈꾼 적은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는 울먹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전날에도 강원 춘천 유세에서 “학력을 갖고 아내를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들으며 상당히 가슴 아프고 아내가 저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부인이) 온갖 욕을 먹고 상처받는 걸 보니 저와 가는 길이 늘 가시밭길이고 힘든 길”이라고 울먹였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6.1/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6.1/뉴스1

김 후보는 또 “호텔 경제, 노쇼로 대한민국 경제를 살린다고 하는데 이런 황당한 사기꾼들에게 경제를 맡기겠나”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호텔경제론’을 맹폭했다. 그는 “GTX는 제가 했다. 판교 신도시, 수원 광교, 평택 삼성반도체 공장 120만 평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도 제가 유치했다”며 경기지사 시절 업적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대장동·백현동 아파트 30만 평도 안 되는데 저는 광교 신도시 하나만 해도 10배 이상 크고 전부 합치면 수십배의 개발했다. 대장동과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자녀 이야기를 꺼내며 이 후보 장남의 온라인 댓글 의혹과 불법 도박 의혹을 겨냥한 공세도 펼쳤다. 김 후보는 “제 딸과 사위가 사회복지사인데 놀음하거나 또는 온갖 욕을 인터넷에 올리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며 “이래서 가정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를 겨냥해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온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이런 사람이 더 위로 올라가 더러운 윗물을 온나라에 퍼뜨려서 온나라 오염시키는 더러운 대한민국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 金, 李 겨냥 “독재” “거짓말쟁이 세상” 비판

김 후보는 민주당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젓가락 발언’을 인용 보도한 기자들을 고발하겠다고 밝힌 것을 “독재”라고 표현했다. 그는 같은날 경기 구리역 유세에서 “이런 법을 만들어서 유포하면 처벌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조인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본인 또는 제3자의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허위조작정보를 생성 또는 유포해 폭동, 테러 등 범죄를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내용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이 금지되는 불법정보에 포함하도록 했다.김 후보는 “독재 누가 막을 수 있느냐, 김문수는 못 막는다. 말라서 힘도 없다”며 “여러분이 막을 수 있다”고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심판의 날이 왔다. 거짓말 잘 시키고 재판 많이 받으면서 자기 재판 안 받겠다고 방탄법을 만들고 선거할 때 거짓말 시킨 게 유죄가 됐다고 이젠 아예 선거법에서 거짓말 마음대로 시키도록 법을 만들겠다는 데 우리 국민들이 거짓말인지 아닌지 알게 뭐냐, 거짓말쟁이 세상 만들어선 안 되겠지 않느냐, 이 김문수는 정직한 대한민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결혼 후 총각이라고 말해본 적 없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아내를 비하한 유 작가를 ‘촉새’라고 표현하며 “이 사람이 경기지사 (선거에서) 저하고 경쟁한 거 아시느냐, 그때 여러분이 밀어주셨기 때문에 제가 이겼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내가 무슨 잘못했나, 고등학교 나오면 영부인 못하느냐”며 “제가 무능해서 우리집 가장돼서 살림 꾸린 제 아내가 잘못됐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제가 선거 활동하는데 당신은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왔다며 제 아내를 갈아치워야 하느냐”고 했다. 김 후보가 이후 20초가량 말을 잇지 못하자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김문수, 대통령’을 연호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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