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원리를 규명하는 연구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올 1월 국제 학술지 뇌 연구(Brain Research)에 게재한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와 브라질 상파울루 연방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질병 표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이 연구는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에 초점을 맞춰 유산소 운동이 알츠하이머병 발병의 핵심 표지자인 아밀로이드 플라크, 타우 단백질 엉킴, 올리고덴드로 세포로 알려진 미엘린 생성 세포의 철분 축적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운동을 규칙적으로 한 그룹은 운동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타우 단백질 얽힘이 63%,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76%, 철분 축적이 58% 감소했다. 또한 세포 사멸 및 뇌 세포 간 소통이 개선되어 노화에 따른 뇌 기능의 중요한 균형이 회복됐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연구도 있다.
미국 럿거스 대학교 뉴브런즈윅 캠퍼스 학자들이 국제 학술지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중요한 것은 운동이 뇌에 작용하는 인슐린의 능력을 향상시켜 인지기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운동이 혈당의 임상적 개선과 관련하여 신경 세포외소포의 인슐린 신호 전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아냈다”며 “우리는 신경 세포외소포를 뇌의 인슐린 민감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인슐린은 인지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라는 인식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뇌에서 인슐린 수치가 부족하면 알츠하이머와 같은 치매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고 연구진을 짚었다.
인슐린은 또한 기억 형성, 회상, 처리 속도 및 시냅스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냅스는 뇌 세포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구조다. 뇌에서 인슐린이 부족하면, 뇌 세포들이 기능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서로 제대로 상호작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신체활동이 필요할까. 세계보건기구는 주당 150분 이상의 중등도 운동 혹은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권장한다.
유산소 운동을 중심으로 하되 일주일에 2~3번 하루 30분 정도의 근력 운동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
가장 실천하기 좋은 유산소 운동은 걷기다. 걸을 수 있는 몸 상태와 걸을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
하루 걸음수와 치매 예방 효과의 연관성을 탐구한 연구도 있다.
2022년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신경학(JAMA Neurology)에 게재한 덴마크 남부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3800보에서 9800보를 걸으면 치매 위험을 25~50% 낮출 수 있다.연구진은 40~79세의 영국 성인 7만8430명(여성 55%)의 걸음 수를 7년간 추적했다. 이들은 일상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걷는 걸음(분당 40보 이하)과 운동을 위해 의도적으로 걷는 걸음(분당 40보 이상)을 합해 하루 걷는 걸음 수와 치매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그 결과 하루 3826보를 걸으면 그 미만 걷는 사람과 비교해 치매 위험이 25% 감소했다. 하루 9826보를 걸으면 위험 감소폭이 50%까지 증가했다. 다만 이 보다 많이 걷는다고 해도 추가적인 위험 감소 효과는 없었다. 즉 하루 9800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걷는 속도도 관련이 있었다. 운동 의지를 가지고 걸을 경우 더 적은 걸음 수로도 더 큰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구진은 목적의식을 갖고 걷는 이상적인 걸음 수는 6300보라고 밝혔다. 이 때 치매 위험 감소는 57%에 달했다. 또한 분당 112보 수준의 파워 워킹을 30분간 할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62% 감소해 최고 수치를 보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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