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700만 명이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한다고 보고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노출이 심혈관 및 폐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실외 미세먼지와 오존으로 인한 조기사망률은 인구 100만 명당 중국(2052명), 인도(2039명), 카스피해 인근(1110명), 한국(1109명) 순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 중 한국이 가장 높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미만, 초미세먼지는 2.5㎛ 미만으로 매우 작다.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아 주로 폐 깊숙한 곳에 쌓여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기관지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심혈관 질환, 뇌졸중, 인지장애, 우울증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폐에 쌓이면 혈관 벽을 쉽게 통과한다. 혈액 속으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몸속을 떠돌다가 뇌, 신장, 간 등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심할 경우 뇌 마비를 유발하거나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로 손상될 수 있다.
미세먼지는 단순한 흙이나 모래 입자가 아니라, 매연이나 건물에서 나온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섞인 복합 입자다. 이 화학물질들은 입자가 거칠고 끈끈해 목이나 위 등 점막에 잘 붙는다.
미세먼지를 1차적으로 걸러내는 곳은 콧속 점막과 털이다. 하지만 코를 자주 세척하면 먼지를 막아주는 분비물들이 사라져 미세먼지가 더 쉽게 들어올 수 있다. 또한, 코 안에 분포한 점막과 신경세포들이 자극을 받아 빨갛게 부을 수 있다. 점막에 상처가 생기면 그 틈 사이로 미세입자가 혈액 속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위험이 커진다.
삼겹살 등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식도에 쌓인 미세먼지를 씻어내고 몸속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속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조언한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미세먼지는 혈액투석으로도 걸러지지 않을 정도로 작아 몸 밖으로 배출하는 방법은 현재까지 없다”며 “기관지와 폐에 쌓인 미세먼지를 제거하려면 약물로 닦아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석찬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를 음식으로 제거할 수는 없다”며 “물을 많이 마시거나 수분이 많은 채소를 섭취하면 미세먼지 배출에 조금 도움이 될 뿐이다.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불가피하게 외출할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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