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0곳서 시범운영 개시
8개 신용대출상품 위탁 판매
은행 점포 매년 180곳 문닫자
금융사각지대 해소 위해 추진
금리혜택·홍보 등은 숙제로
'은행대리업 시범우체국' 사업이 시작된 2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한 군 단위 우체국 창구. 우체국 직원들이 파견 나온 은행 인력과 함께 은행 대출상품 상담 상황을 가정한 롤플레잉 교육을 실시하며 고객을 맞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우체국 창구에서 은행 신용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은행대리업 시범사업이 이날 전국 20개 우체국에서 첫발을 뗐다. 시행 첫날인 만큼 시범사업 창구 앞에 손님들이 붐비지는 않았지만 현장에서는 조급함보다 기대가 앞선다. 지방을 중심으로 은행 점포 폐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체국이 금융 소외 지역의 대면 창구 공백을 메울 대안이 될 수 있어서다.
이날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각각 담당 우체국 5곳에 은행 직원을 파견했다. 상담 절차와 약정 체결 등 직무교육을 진행하며 제도의 초기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시행 후 첫 2주간은 은행 직원이 우체국 창구에 상주하면서 우체국 직원과 고객 응대를 도울 예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우체국에서 위탁 판매되는 상품은 4대 은행의 자체 개인신용대출 1개씩과 정책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 1개씩 총 8개 신용대출이다.
시범운용을 진행 중인 우체국을 찾은 일부 고객은 새로 생긴 상담 코너 앞에 멈춰 서서 "이게 뭐냐"고 묻기도 했다. 은행에서 우체국으로 파견을 나온 한 직원은 "상당수 주민이 아직 은행대리업 시범우체국 제도를 명확하게 인지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라며 "제도가 완전히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은행들은 우체국 채널 전용 혜택을 내세우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지수다. 우리은행은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에 우체국 이용 고객을 위한 0.2%포인트 우대 항목을 추가했다. 우체국 창구를 통해 우리은행 신용대출을 받으면 금리를 0.2%포인트 낮춰주는 것이다.
다만 최대 우대금리폭은 종전 우리은행 상품과 동일한 연 1.0%포인트로 유지해 고객들의 체감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우체국 우대 항목을 신설하면서 최대 우대금리폭을 각각 0.2%포인트 확대해 실제 금리 인하 혜택을 더 많은 고객들이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우체국에서 개인신용대출을 받는 고객에게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우체국에서 은행 대리업을 허용하는 건 국내 은행 점포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6794곳이었던 국내 은행 영업점은 작년 5523곳으로 줄어들었다. 1년에 180곳 이상 줄어든 것이다. 기존 점포 수 대비 감소율을 따져보면 제주, 전남, 경남, 대구, 경북 등에서 5년간 각각 20% 이상 줄었다. 이들 지역은 공통적으로 고령 인구 비율이 20%를 웃돈다.
이에 금융위는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지켜보고 내년 우체국 은행대리업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준호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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