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네 번째 발사가 오는 27일로 다가왔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12기를 싣고 우주로 향한다. 이번 누리호 발사에서 한국은 우주 의료·바이오 기술 연구를 처음 시도한다. 줄기세포 성장과 단백질 기반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는 위성 탑재체가 누리호에 실린다.
이번 4차 발사부터 2027년 6차 발사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 기업’으로 참여한다. 누리호 제작에 참여한 300여 개 기업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발사 지휘와 관제, 통제는 여전히 나로호·누리호 개발과 1~3차 발사의 주역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맡는다. 단별 조립 역시 1~3차와 마찬가지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담당했다.
우주에서 신약 단서 찾는다
4차 발사에 쓰는 누리호 제원은 3단으로 앞서 1~3차 발사와 변함이 없다. 다만 이번에 처음 새벽 발사에 도전한다. 발사 예정 시각은 27일 0시 54분~1시 14분이다. 발사 시각이 이렇게 정해진 이유는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3호의 임무 궤도 때문이다. 이 위성의 임무 궤도는 고도 600km의 태양동기 궤도다. 주 임무인 오로라 관측을 위해 태양빛의 간섭이 적은 시간대에 궤도에 진입해야 하는데 그 시간을 물리천문학적으로 역산하니 최적 시간대가 27일 0시 54분~1시 14분으로 나왔다. 최종 발사 시각은 발사 당일 기상 조건과 우주 물체와 충돌 가능성 등을 감안해 우주항공청 발사관리위원회가 결정한다.
누리호는 25일 오전 발사대로 이동해 기립 및 고정작업을 마친다. 26일 오후 8시께 발사 여부가 최종 결정되면 당일 밤 11시부터 발사 현장 생중계를 시작한다.
KAI가 본체를 제작한 차세대중형위성3호엔 탑재체 3개가 실렸다. 줄기세포 3차원(3D) 프린팅과 분화, 배양 기술을 검증하는 ‘바이오캐비닛’, 오로라 등 우주 플라즈마와 자기장을 연구하는 ‘아이엠맵(IAMMAP)’ 등이다. 바이오캐비닛은 한림대, 아이엠맵은 KAIST인공위성연구소가 제작했다.
발사 후 807초 시점에 주탑재위성이 분리된 후부터 큐브위성 12개가 두 개씩 묶여 순차적으로 사출된다. 12기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국내 최초 우주의학 위성 ‘비(BEE)-1000’이다.
무게 11.8kg짜리 이 큐브위성은 MSD(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상품명 키트루다)의 단백질 결정화 과정을 우주에서 모니터링하는 임무를 맡았다. 신약 설계에 필요한 고해상도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주의 미세중력 환경은 신약 개발의 기초인 단백질 결정화(성장·접힙·비틀림 등)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고도 400㎞에서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다국적제약사 등을 중심으로 이미 수십년 전부터 연구가 이뤄져 왔다. 다국적제약사들은 ISS 퇴역 후에도 우주에서 첨단 바이오 신약 개발을 이어갈 수 있게 앞으로 발사될 여러 민간 우주정거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BEE-1000을 개발한 스페이스린텍 관계자는 “단백질 기반 약물의 우주 제조 공정 가능성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성의 임무기간은 6개월이다. 스페이스린텍은 내년 11월엔 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사체 ‘팰컨9’에 BEE-1000과 유사한 신약개발 위성을 실어보낼 계획이다.
랑데부 도킹으로 cm급 항법 기술 개발 도전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는 ‘랑데부 도킹’과 위성 편대비행 기술을 검증할 쌍둥이 큐브위성(두리·하나)을 탑재했다. 센티미터(cm) 급 정확도를 갖는 초정밀 항법 시스템 개발이 임무다. 두리와 하나는 사출 후 1개월간 편대비행을 하다 이후 랑데부 도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두리와 하나가 정확히 도킹하려면 cm급 정확도가 필요하다. 1개월간 편대비행 과정에서 미국이 운용하는 GPS 위성과 교신하며 cm급 항법 정확도를 가능케 하는 실시간 키네마틱(RTK) 기술 실현에 도전한다. 현재 GPS 위성 오차는 수~수십 미터에 달하는데, 이를 보완할 상대항법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밖에 우주로테크, 인하대,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코스모웍스, 쿼터니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등 산·학·연이 큐브위성을 개발해 누리호 4차 발사에 실었다.
큐브 위성들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할지도 관심거리다. 누리호 1차 발사 땐 더미 위성, 2차 발사땐 누리호 성능 검증(교신)용 위성과 더미위성이 실렸다. 3차 발사때는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 외 큐브위성 7기가 실렸으나, 큐브위성들은 대부분 정상적 임무 수행에 실패했다.
누리호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장에서 남쪽으로 비행한다. 1단과 2단 예상 낙하지점은 각각 430km, 2804km 떨어진 공해상이다. 만에 하나라도 비행 궤도가 빗나갈 경우 비행종단시스템을 가동해 누리호를 폭파시킨다. 이번 4차 발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할 확률은 미국 연방항공청(FAA) 계산 기준 0.01% 이하다.
이해성 기자

2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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