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야시엘 푸이그. 스포츠동아DB
2024시즌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중 한 자리에서 5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는 전무했다. 좌익수로 495이닝을 뛴 로니 도슨이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우익수로 431.1이닝, 중견수로 341이닝을 각각 소화한 이주형이 그 뒤를 이었다. 애초 주축으로 꼽았던 외야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을 당한 탓에 계획이 꼬이기도 했지만, 키움은 활발한 로테이션을 통해 여러 자원을 확보했다.
2025시즌에는 외야진 구축이 한결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우익수에 가장 적합한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35)가 합류한 덕분이다. 푸이그는 2022년에도 우익수로 842.2이닝을 소화했는데,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메이저리그(MLB) 시절부터 정평이 나 있는 강력한 어깨를 앞세워 주자의 진루를 억제하곤 했다. 그해 키움 외야수 중 가장 많은 보살(8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익수로는 최적의 핏이었다. 그해 공격에서도 타율 0.277, 21홈런, 73타점, 출루율 0.367로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현재로선 우익수 푸이그를 기준으로 중견수 이주형, 좌익수 루벤 카디네스가 외야를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이주형은 2023년 7월 LG 트윈스에서 키움으로 트레이드된 뒤 중견수로 가장 많은 207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그만큼 익숙한 자리다. 카디네스 역시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좌익수와 우익수로 뛴 바 있다.
푸이그와 이주형, 카디네스가 부상 없이 자리를 지킨다면 공격력 강화에도 큰 보탬이 된다. 여기에 활발한 로테이션을 통해 다양한 외야 구성이 가능하다. 지난해 중용됐던 변상권을 비롯해 베테랑 이용규와 이형종, 임병욱,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한 장재영 등이 언제든 출전할 수 있다. 기존 외야수 중 한 명이 지명타자로 나설 경우 최우선 순위다. 이들 중 장타력이 뛰어난 이형종과 장재영의 활용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막연한 로테이션이 아니라, 검증된 자원으로 외야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은 강력한 무기다. 포지션을 재편해야 하는 내야와 비교하면 상황이 낫다.
2025시즌에도 키움의 전력에는 물음표가 붙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선발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아리엘 후라도(삼성)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KT 위즈)가 이적한 데다, 부동의 주전 2루수 김혜성(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로 떠났기 때문이다. 외국인타자 2명을 선택한 것도 공격력을 극대화해 마운드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조치다. 여기에 활발한 로테이션을 통해 외야진을 구축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