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떡하라고요”…고1에게 청천벽력이라는 연세대 추가시험 결정, 왜

2 hours ago 2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자연계열 면접구술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자연계열 면접구술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달 8일 논술 추가시험 결정
올 수시논술 정원 261명인데
1·2차로 최대 522명 뽑을 듯
늘어난 추가합격 인원만큼
2027학년도 입학 줄일수도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까지 시일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법률적 판단을 받겠다며 ‘버티기’를 고수하던 연세대가 결국 자연계열 수시전형 논술 재시험을 치르기로 27일 결정했다. 대입 수시모집 논술 전형에서 재시험을 치르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연세대 논술전형 합격자 발표 등 후속 일정이 올스톱 되면서 겪었던 수험생들의 혼란은 이날 연세대 결정으로 일단 수습이 되는 모양새다. 연세대 측과 법적 다툼을 벌여 온 수험생 측은 소송 취하를 논의 중이다.

하지만 추가 시험 실시에 따라 늘어난 입학 인원만큼 2027학년도 신입생 모집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또다른 후폭풍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이날 연세대의 추가 합격 조치와 관련해 “2027학년도 모집 인원 감축 명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세대가 추가 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전형 최종 합격자는 최소 261명에서 최대 522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차 시험(261명)과 2차 시험(261명) 모두 합격한 중복 합격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가 이번 조치를 통해 2027학년도 입학 인원을 미리 뽑은 모양새가 되면서 교육계에서는 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학부모 A씨는 “연세대의 잘못된 대처로 정작 2027학년도 입시를 치르게 되는 현재 고1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며 “소송 제기 등 다양한 수단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치동의 학 학원 관계자도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부모들로부터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향후 교육부의 구체적인 방침이 나와야 고1들이 입는 피해도 정확하게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입을 수는 있어도 전체가 소를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만약 하더라도 대학의 초과 선발이 발생할 경우 추후 모집인원 감축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규정이 이미 있으니 (학생들이)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세대가 1차시험 외에 추가 시험을 통해 추가 합격자를 뽑겠다고 결정한 데는 재시험만 치를 경우 기존 시험을 잘 치른 수험생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부 수험생들은 연세대가 재시험을 치를 경우 맞소송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논술전형 합격자를 정시로 이월하는 방안 역시 교육부가 “합리적인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으며 후보 답안지에서 제외됐었다. 수시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면 학생들이 수시 지원 가능 기회 6번 중 한번을 그냥 날리게 되는 셈이어서 수험생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 전형은 의대를 비롯해 상위권대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 전형 합격자들은 메디컬 학과나 상위권대 자연계열에 중복 지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수 합격한 수험생이 원하는 대학을 찾아 등록하면, 예비 번호를 받았던 추가 합격자가 자리를 메우면서 연쇄 이동이 벌어지게 된다.

특히 미등록 학생이 많이 발생할 경우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만 해도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전형(259명 모집)은 추가 합격자가 모집인원보다 많은 312명에 달했다. 서울대 이공계 학과나 타 대학 의약학계열에 중복 합격한 수험생이 빠져나가면서 1차 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하고, 2차 합격자에서도 20%가 또 나갔다는 의미다. 재시험을 통해 선발 인원이 늘어나는 만큼 추가 합격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연세대 수시 합격인원이 최초 261명에서 최대 522명으로 늘어나면 상위권 대학 수시 합격선이 낮아지게 된다. 이제 다른 대학에 중복으로 합격한 인원들을 어떻게 할지, 추가 합격을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2025학년도 수시 1차 등록기간인 다음달 16~18일 이전에 연세대가 2차 시험 합격자를 발표하는 것이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길”이라며 “만일 그 이후 합격자가 발표되면, 이미 다른 대학에 등록을 한 수험생들은 연세대 추가합격으로 등록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하는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교과 전형이나 종합 전형의 경우에 중복 합격으로 빠져나가는 학생이 원래 많고, 논술 전형은 특성상 내신이 안 좋거나 수학에 자신있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빠져나가는게 덜한 전형이라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