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BBC 보도에 따르면, ‘과거의 유산’을 박제하려는 국제기구의 규제와 ‘현재’를 살아야 하는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이 충돌하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위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거나 해제를 요구하는 유적지들이 늘고 있다.
● “못 살겠다, 세계유산에서 빼달라”…사투 벌이는 유적지들
대표적으로 슬로바키아 중부 산악지대에 위치한 ‘블콜리네츠’가 그렇다. 이곳은 45채의 동화 같은 오두막이 보존된 중세 마을로 1993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나 20여 명이 거주하는 이 작은 마을에 매년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며 심각한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시달리게 됐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공식적인 등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탄자니아의 ‘응고롱고로 자연보존지역’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유산 보존 정책 때문에 대를 이어 살아온 목초지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하는 있는 상황이다. 결국 마사이 국제연대동맹은 주민 생존권을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이 지역을 제외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요구가 실제 등재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BBC는 전했다. 문화재 보존 학자 존 스텁스는 “결국 주민과 유적 모두 상생하려면 경제와 입지, 주민 생활 등을 고려한 영리한 보존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지역 개발하고 지위 박탈 당한 유적지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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