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없으면 뭘 할 수 있나”...中에 콧대 꺾인 트럼프 ‘하얀 석유’ 집착한다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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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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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된 '광물 전쟁'은 미국의 광물 공급망 위기와 중국의 자원 패권을 분석하며, 핵심 광물 확보가 글로벌 패권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다.

저자 어니스트 샤이더는 리튬, 구리, 니켈, 코발트, 희토류 등 5가지 금속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다루며, 이들 자원이 전기차와 AI 시대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한국을 비롯한 제조업 중심 국가들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자원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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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구리·니켈·코발트 등
전기차·AI시대 핵심 금속

中 광물 경쟁력 확보 위해
유독물 대량 발생도 외면
네이멍구엔 폐기물 연못도

美는 핵심광물 풍부하지만
환경규제로 채굴할수 없고
소송당하면 사업 무기 연기

광물전쟁

광물전쟁

광물전쟁, 어니스트 샤이더 지음, 안혜림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2만5000원

“우리는 그린란드를 가져올 것이다. 100%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기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향해서는 미군을 배치해줄 테니 희토류 개발권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동맹을 윽박지르는 그의 화법은 트럼프의 기이한 성정 때문만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글로벌 패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최첨단 기술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광물 확보가 필수적인데 미국은 바로 ‘핵심 광물’ 공급망 위기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지정한 50개 광물 중 41개에 대해 미국의 수입 의존도는 50~100%에 달한다.

최근 출간된 ‘광물 전쟁’ (원제 The War Below)은 바로 미국의 전략적 착오와 중국의 광물 패권을 촘촘하게 파헤친 역작이다. 에너지 분야에서 베테랑인 로이터 선임기자 어니스트 샤이더가 지하 깊숙한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원 경쟁의 현장을 샅샅이 취재하고 집필했다.

이 책의 부제는 ‘리튬, 구리, 니켈, 코발트, 희토류 미래 경제를 지배할 5가지 금속의 지정학’이다. 5가지 금속은 모두 전기차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시대 필수적인 핵심 금속이자 원소다.

‘하얀 석유’라 불리는 리튬은 칠레와 호주에서 주로 생산하지만 대부분의 가공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아르헨티나에 있는 6개 리튬 광산 개발권과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평원 광산권마저 확보한 상태다.

태양광과 풍력 등에 필수소재인 ‘붉은 금속’ 구리는 중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다. 중국은 202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자마자 은밀하게 수도 카불 근처를 방문했다. 정권을 장악한 탈레반과 세계 최대 구리 매장층인 메스아이낙 개발을 위한 협상에 돌입한 것이다. 그 결과 2024년 7월 착공을 시작했다. 양극재 핵심 재료인 니켈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지만 정제시설의 대부분은 중국 자본이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자국 내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 니켈 수출을 제한하더라도 중국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작다는 얘기다.

전기차 배터리의 부식을 막는 데 쓰이는 코발트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 코발트의 75%를 생산하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현재 콩고의 텐케 광산을 비롯해 생산 대부분을 중국기업이 맡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AI 시대 핵심 광물로 부상하는 갈륨과 저마늄을 보유한 희토류 강국이다. 최근 미·중 관세 휴전을 이끈 것도 희토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희토류라고 하면 보통 원소주기율표에서 찾을 수 있는 17가지 원소를 총칭한다. 모두 생산과정이 복잡하고 환경을 해칠 수 있어서 생산 비용이 높은 반면 대체재는 없다. 스테이크에 후추를 치듯 다양한 제품에 소량씩 쓰는 게 특징이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휴대전화를 진동시키는 소위 촉각 ‘햅틱’ 엔진에 희토류를 사용한다. F-35 전투기에는 희토류 417kg이 포함돼 있다. 희토류가 없으면 풍력발전기와 테슬라 자동차, 잠수함 등을 만들 수 없다. 희토류가 귀한 것은 희귀하기 때문이 아니라 대량으로 묻혀 있는 곳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은 바로 희토류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을뿐더러 가공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이렇듯 중국이 광물을 싹쓸이하고 있는 것이 단시일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중국의 실용주의 지도자 덩샤오핑은 1980년대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며 광물의 전략적 가치를 일찌감치 알아봤다. 그의 후계자 장쩌민 역시 1999년 “중국이 희토류 자원에서 얻은 이점을 경제적 우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여년간 시진핑 체제 아래서 추진한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에너지와 광물 확보의 실크로드가 됐다.

중국의 이러한 우위는 국가적인 역량과 경쟁력을 위해서라면 환경문제에 관해 반쯤 눈을 감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희토류를 생산하려면 소량의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할 뿐 아니라 양이 많으면 유독할 수 있는 플루오린화물 폐기물도 나온다.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에 있는 바이윈어보 근처에는 약 8km 너비의 폐기물용 연못이 있는데 가장 위험하고 끈적거리는 폐기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미국도 니켈과 구리 등 핵심 광물과 희토류가 많이 묻혀 있지만 환경규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채굴할 수 없고 산업 기반도 붕괴해 있어 재건이 어려운 상태다. 현재 대부분의 가공과 공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규제기관의 엄격한 환경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그 어떤 광물도 채굴할 수 없다. 대통령이 직접 광산 운영을 승인하고 에너지부가 대출금을 지원해도 환경단체가 소송하면 사업은 무기한 지연된다. 실제로 미국기업 피드몬트리윰은 경암 리튬 광산 개발로 테슬라와 계약을 맺었지만 주민의 반발로 허가받지 못했다. 트럼프조차 알래스카의 페블 구리 프로젝트를 환경문제로 인해 중단시켰다.

이 책은 미래의 패권 전쟁에서 핵심 자원의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제조업 중심 수출국인 한국이 어떤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하는지 시사한다. 21세기 광물 전쟁은 단순히 자원 쟁탈전을 넘어 패권 전쟁의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됐다.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 미래 승자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원 확보와 다변화 전략에 더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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