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중 野 냉랭하자 “이러면 쑥스러우니까”
국힘, 李 입장때 기립하고 박수는 안쳐…퇴장땐 권성동 악수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오전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하는 국회 시정연설 과정에서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 국익이냐, 아니냐가 유일한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박수를 치자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로 앉아 있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6분경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이 과정에서 대기하던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했다. 김 후보자와는 사진도 촬영했다.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났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를 치진 않았다. 이 대통령은 박찬대 의원 등 도열한 민주당 의원들과 한 명씩 악수하며 발언대 쪽으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이 오전 10시 9분경 발언을 시작했다. 3분여 간 이어지던 여당 의원들의 박수도 이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멈췄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을 촬영하거나 영상을 녹화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과정에서 13차례 박수를 쳤다. 이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할 수 있단 것을 국민께 보여줍시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일이 아닌가”,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 “지방에 더 많이 편성했단 말씀드린다”, “대한민국 성장동력을 되살리고자 했단 말씀드린다”, “적재적소에 활용하려는 것”, “주저하지 말고 의견 내달라” 등의 발언을 할 때였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휴대전화나 책상을 응시했다. 일부 의원은 눈을 붙인 채로 앉아 있었다. 턱을 괸 의원도 있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추경에 야당도 의견 내달라”고 말하자 국민의힘 쪽에서 술렁였다.
이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 쳤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이달희 의원이 짧게 박수 쳤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석 쪽으로 다가가 인사했다. 이 과정에서 김성원 의원 등 일부 의원은 시선을 돌렸다. 이 대통령은 권성동 의원과 악수하면서 왼팔로 오른팔을 툭툭 두드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나가자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 치면서 “이재명”을 연호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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