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을 선보였던 안중열(NC 다이노스)이 잠시 쉬어간다.
NC는 프로야구 경기가 없던 2일 안중열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휴식 차원이다.
2014년 2차 특별 지명으로 KT위즈의 부름을 받은 안중열은 우투우타 포수 자원이다. 롯데 자이언츠를 거친 뒤 2023시즌부터 NC에서 활약 중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410경기에서 타율 0.215(814타수 175안타) 18홈런 78타점을 적어냈다. 확실한 주전 멤버는 아니었지만, 활발한 성격을 보유해 감초 같은 존재로 NC에 힘을 보탰다.
이런 안중열은 5월 31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불운과 마주했다. 4회말 상대 선발투수 엄상백의 3구 146km 패스트볼에 왼쪽 손목을 강타당한 것.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던 안중열은 결국 김정호와 교체돼 해당 경기를 마쳤다.
이후 안중열은 병원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뼈가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부상 부위가 많이 부은 상태였다. 이미 주전 안방마님 김형준(새끼손가락 찢어짐)을 비롯해 박세혁(허리 통증)이 빠진 상황이라 NC에는 큰 악재였다.
6월 1일 한화전을 앞두고 만났던 이호준 NC 감독은 “(안중열이) 뼈가 부러지고 이런 것은 없지만 지금 많이 부은 상태다. 오늘 경기는 힘들 것 같다. 포수가 1명이고 올라올 선수도 없다. 1~2번(김형준, 박세혁)이 쓰러져 있다. 여의치 않으면 권희동이 나가야 될 상황이다. 힘들어 하고 있는 권희동이 마스크 쓸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럼에도 1일 한화전에서 투혼을 선보인 안중열이다. 해당 경기에서 NC는 6회초까지 한화에 2-3으로 끌려갔다. 그러던 중 6회말 기회가 왔다. 권희동의 좌전 2루타와 김휘집의 볼넷, 천재환의 사구로 2사 만루가 연결된 것. 이에 한화는 선발투수 좌완 황준서 대신 우완 불펜 자원 주현상을 마운드로 불러 올렸다.
NC도 움직였다. 선발 포수이자 타석에 있던 김정호를 빼고 오영수를 출격시켰다. 오영수는 주현상의 초구 146km 패스트볼을 통타해 비거리 120m의 우중월 역전 만루포(시즌 2호)를 작렬시켰다. 오영수가 만루홈런을 친 것은 이번이 데뷔 후 처음이었다.
그렇게 NC는 서서히 승기를 잡아가는 듯 했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김정호의 교체로 포수 자리가 빈 것. 이런 상황에서 안중열은 왼 손목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결연히 일어나 포수 장비를 챙겼고,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 잔여 이닝 동안 실점을 최소화 했다. 이 같은 안중열의 투혼에 힘입은 NC는 해당 경기에서 한화를 16-5로 대파하며 지난 2024년 9월 18일 한화전 이후 256일 만의 창원NC파크 홈 경기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또한 시즌 5연패 및 창원NC파크 홈 경기 9연패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안중열은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잠시 쉬어가게 됐다. NC 관계자는 “사구 부상으로 인한 휴식 차원”이라며 “검진 결과는 이상없지만,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NC는 3일 주전 안방마님 김형준을 콜업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준 감독은 “(김형준의 복귀가) 3일 가능하다 했다. 실밥은 안 풀고 등록할 것 같다. 본인이 이야기를 했다. 실밥 안 풀었는데 (찢어진 부위가) 벌어질 것 같지 않다 했다. 잘 봉합해서 하겠다 했다. 어제(5월 31일)부터 실밥 안 뽑았는데 방망이 치고 다 한다 하더라. 조금 무리이긴 한데 본인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들었다. 걱정되는 부분인데 트레이너 파트에서 가능하다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단 몸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김정호의 어깨가 무거워 질 전망이다.
한편 키움 히어로즈는 우투좌타 외야수 임병욱과 더불어 오른 팔꿈치 굴곡근 부상을 당한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우투우타)를 1군 엔트리에서 뺐다. 롯데 자이언츠는 우투좌타 내야수 나승엽, SSG랜더스는 우투좌타 포수 신범수를 2군으로 보냈다. KT위즈는 은퇴식을 위해 특별 등록했던 박경수 코치와 함께 우완 투수 조이현, 우투우타 내야 자원 문상철을 1군 명단에서 제외했다. 삼성 라이온즈 우투좌타 내야수 차승준 또한 2군으로 향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