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2억 뛰었죠"…강남發 집값 상승 '이 동네'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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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신도시 전경. 사진=안양시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신도시 전경. 사진=안양시

서울 강남에서 시작한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 대표 상급지인 과천과 분당을 거쳐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천과 분당 배후지인 안양 평촌과 용인 수지도 신고가를 쏟아내며 들썩이는 모양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안양 동안구 평촌동 '꿈마을건영5단지' 전용 102㎡는 지난달 21일 12억9000만원(11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1일 12억8500만원(11층)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지 20일 만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평촌신도시 선도지구로 지정된 이후 한동안 거래가 뜸했다가 최근 들어 신고가 거래가 체결됐다.

함께 선도지구로 지정된 '꿈마을라이프'와 '꿈마을한신'도 지난달 전용 110㎡와 전용 96㎡가 각각 14억원(13층·12층)에 팔리며 나란히 신고가를 썼다. 마찬가지로 선도지구인 호계동 '샘마을쌍용'도 지난달 전용 132㎡가 11억1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 4월 10억7000만원(3층)에서 4000만원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의 부동산 중개업소들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의 부동산 중개업소들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신고가 행진은 선도지구가 아닌 단지들로도 번지고 있다. 향후 일대 집값이 상승하면 재건축 사업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다. 호계동 '목련우성7단지' 전용 158㎡는 지난달 17억4000만원(13층)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전 최고가 16억5000만원(16층)에서 9000만원 올랐다. 인근 '목련경남'도 전용 99㎡가 이달 13억원(9층)에 매매됐다. 한 달 전인 5월 기록한 최고가 13억원(12층)과 같은 액수다.

호계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강남 집값이 오르면서 과천도 영향을 받았는데, 과천 집값이 크게 오르자 인접 지역인 평촌으로도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천 재건축 이주 수요에 전셋값도 집값 하방을 받쳐주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단지마다 다르겠지만, 올해에만 보통 1억~2억원 정도씩은 오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시 아파트값은 올해 6.56% 치솟으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값은 0.36% 하락했는데,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번진 안양 동안구는 1.13% 올랐다. 평촌은 강남 3구와 과천에서 군포시 산본으로 이어지는 집값 상승 패턴의 중간에 위치한 곳이다.

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국토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앞선 부동산 상승기 강남 3구에서 시작한 집값 상승은 크게 3개 패턴을 보이며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와 일선 공인중개사의 인식도 이와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경로는 △강남 3구-성남 분당구(판교)-용인시 수지구-용인시 기흥구 △강남 3구-과천시-안양시 동안구(평촌·인덕원)-군포시(산본) △강남 3구-양천구 목동-광명시·인천 송도-시흥 등이다.

용인 수지구 집값도 올해 2.23% 오르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신고가를 쏟아내고 있다. 풍덕천동 '신정7단지상록' 전용 59㎡는 지난달 24일 8억2500만원(7층)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4월 9억8500만원(14층)에서 약 2주 만에 6000만원 뛰었다. 이 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10억4500만원(15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용인시 수지구 일대 전경. 사진=용인시

용인시 수지구 일대 전경. 사진=용인시

죽정동 '현인마을이편한세상3차' 전용 84㎡ B타입은 지난달 22일 9억1500만원(3층)으로 신고가를 썼다. 상현동 '광교자이더클래스' 전용 59㎡ B타입 역시 지난달 21일 직전 거래가인 10억2000만원(24층)보다 4500만원 오른 10억6500만원(27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달성했다.

일선 개업중개사들은 집값 상승세가 서서히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군포시 산본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집값이 조금씩 내리는 추세였지만, 최근 하락세가 멈추고 매매가격이 소폭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평촌으로 퍼진 온기가 산본까지 닿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 상승세가 번지자 수요자도 점차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하반기 수도권 주요 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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