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도 ‘러브버그 공포’…“수도권 곳곳 유충 집단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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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방제 현장.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방제 현장.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보세요. 러브버그 유충이 바글바글하죠. 올해도 지난해처럼 대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방제 현장.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방제 현장.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6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중턱. 김동건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장이 낙엽을 걷어내자 손바닥보다 작은 땅 위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유충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여름 산 정상을 뒤덮은 러브버그로 몸살을 앓았던 계양산 곳곳에는 올해도 유충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김 소장은 “러브버그는 외래 침입종인데다 현재로선 뚜렷한 천적도 없다”며 “올해 다른 지역에서도 ‘제2의 계양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올여름도 ‘러브버그 공포’ 조짐

여름철마다 수도권 도심을 뒤덮으며 시민 불편을 키우는 러브버그가 올해도 대량 출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계양산처럼 특정 지역에서 개체 수가 폭증하는 현상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미 인천뿐 아니라 서울·경기 등 수도권 곳곳에서 유충 집단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인천시 계양산 러브버그 사진. 뉴스1

지난해 6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인천시 계양산 러브버그 사진. 뉴스1
러브버그는 습하고 어두운 낙엽 밑 등에 알을 낳는다. 한 쌍이 최대 500개의 알을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 유충과 번데기 과정을 거쳐 6월 중순부터 7월 초 사이 성충이 되면 대규모로 도심에 출몰한다.

성충이 대량 발생하면 사람 몸이나 차량에 달라붙고, 사체가 쌓이며 악취까지 유발해 민원이 급증한다. 기후환경에너지부 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총 1만1429건이었다. 서울이 5282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4635건, 인천 1512건 순이었다.

지난해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무리가 대량 출몰해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모습. 2025.6.30 ⓒ뉴스1

지난해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무리가 대량 출몰해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모습. 2025.6.30 ⓒ뉴스1
특히 지난해 계양산 일대에서 집단 발생이 나타난 인천은 민원 증가세가 가파르다. 2023년 115건이던 인천 지역 민원은 2024년 385건, 지난해 1512건으로 2년 새 약 13배로 늘었다. 계양산이 있는 계양구에서만 지난해 472건의 민원이 접수됐다.러브버그의 확산 범위가 넓어지는 점도 우려된다. 국내에서는 2015년 인천에서 처음 발견됐고, 2022년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등에서 대규모 발생이 확인됐다. 이후 서울 전역과 경기 인접 지역으로 퍼지는 추세다.

김 소장은 “경기 북동부 한 야산에서는 반경 2∼3m 안에서 러브버그 유충 1만 마리 이상이 확인됐다”며 “수도권 외 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도 충분히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원서식지 조사까지…러브버그 대응 비상

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확산을 막기 위해 BTI 미생물 방제제를 살포한 뒤 물을 뿌리고 있다. 이번에 사용된 ‘BTI(Bacillus thuringiensis israelensis)’는 특정 곤충 유충에만 작용하는 친환경 미생물 제제로 알려져 있다. 2026.5.7 ⓒ 뉴스1

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확산을 막기 위해 BTI 미생물 방제제를 살포한 뒤 물을 뿌리고 있다. 이번에 사용된 ‘BTI(Bacillus thuringiensis israelensis)’는 특정 곤충 유충에만 작용하는 친환경 미생물 제제로 알려져 있다. 2026.5.7 ⓒ 뉴스1
러브버그 대발생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와 지자체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육대 연구진과 국립생물자원관 은 이날 계양산 정상 인근에서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를 활용한 선제 방제 작업을 진행했다. 해당 방제제는 러브버그 같은 파리목 유충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며 유충 살충률이 98% 수준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성충이 되기 전 유충 단계에서 개체 수를 줄여 대발생 자체를 억제하겠다는 취지다.서울시도 올해 러브버그 대발생 가능성이 높은 서울 은평구 백련산과 노원구 불암산 등에 방제제를 살포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올해 수도권뿐 아니라 충청·강원권까지 조사 범위를 넓혀 전국 100여 개 지점에서 유충 발생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최근에는 러브버그 원서식지로 알려진 중국 장시성을 방문해 현지 서식 환경 조사도 진행했다.

기후부는 러브버그 같은 ‘도심 대발생 곤충’을 법정 관리종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국립생물자원관 박선재 연구관은 “산림 지역에 개체 수가 계속 축적되고 습도 등 환경 조건까지 맞아떨어지면 올해도 특정 지역에서 대규모 발생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 대응 사례까지 분석해 국내 실정에 맞는 방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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