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마이어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사무총장 대행은 노사 단체 공동 교섭 과정에서 사무국과 구단주들의 태도에 유감을 드러냈다.
마이어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내 한 호텔에서 진행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오찬에 참석한 자리에서 현 상황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우리 메이저리그는 현재 아주 좋은 상황에 있다”며 말문을 연 그는 “관중 수와 시청률에서 기록을 세웠고,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젊은 층의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과 플레이오프, 월드 시리즈, WBC 모두 훌륭했고, 어젯밤 홈런더비도 대단했다. 구단들도 프랜차이즈 기록을 경신중이며, 스몰 마켓팀 중 하나가 기록적인 금액에 매각됐다”며 메이저리그 업계의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무국과 구단주들은 지난 몇 년간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단체 협상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이것이 결코 아름다운 과정이 아니라는 점을 의식한 탓일 것”이라며 사측에 대한 유감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는 오는 12월 1일 기존 노사 협약의 만료를 앞두고 있다. 현재 새로운 노사 협약을 위한 협상이 진행중인데 양 측의 의견차가 크다. 가장 큰 화두는 연봉 상한선인 샐러리캡 도입이다. 사측은 이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고 선수노조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마이어는 “나는 지난 몇 년간, 구단주들과 사무국이 자신들의 상품을 소비하는 팬들에게 이 상품(야구)에 문제가 있다고 설득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봐왔다. 심지어 관중 증가세를 주도한 것이 스몰 마켓 팀들이었음에도 야구의 관리자임을 자처하는 이들 정작 그 팬들에게 ‘희망이 없다’거나 ‘희망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혹은 ‘이 상품이 어딘가 고장났다’고 설득하는데 엄청난 시간을 쏟아부었다. 나는 이것이 참으로 기이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사례 중 하나로 올스타 게임을 앞두고 일어난 일을 언급했다. “야구를 즐기는 우리 모두, 그리고 내가 직접 이야기를 나눈 팬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올스타전이나 경기, 선수들을 홍보하는 광고보다는 리그가 원하는 ‘연봉 삭감’을 홍보하는 광고를 더 많이 보게 된다는 점이다. 어떤 분이 내게 와서 ‘야구 경기를 보는데 올스타전 관련 광고보다 샐러리 캡(연봉 상한제) 관련 광고를 더 많이 봤다’고 하더라. 뭔가 잘못된 것이다. 분명 문제가 있다. 야구의 인기가 높고 팬들의 낙관적인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이 시점에 샐러리캡을 찬성해야 한다는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참 아이러니하다”며 말을 이었다.
메이저리그 노사가 12월 1일까지 새로운 협약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2021년 겨울과 마찬가지로 직장 폐쇄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시에는 99일간의 직장폐쇄 끝에 2022년 간신히 162경기 시즌을 치렀다.
마이어는 “구단주들은 꽤 오랫동안 직장 폐쇄를 언급해 왔다. 커미셔너는 이를 야구에 좋은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는 누구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 이것은 그들이 내린 선택이다. 선수들과 노조가 수십 년간 반대해 온 사안을 2026년 협상 테이블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만약 직장 폐쇄가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건 구단주들이 내린 선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단들이 “태초부터 선수들을 희생시켜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해왔다”며 구단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밝히면서도 “내 임무는 선수들을 대표하는 것”이라며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싸울 수밖에 없음을 언급했다.
여러 종목 선수노조에서 일해왔던 그는 “다른 종목 선수노조는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왜 샐러리캡이 없을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우리 노조가 가장 강력하기 때문이다. (샐러리캡이 도입된) 다른 종목들은 어떤 식으로든 (선수노조가) 무너졌거나 강제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샐러리캡대신 수익 공유 시스템의 강화를 사측에 제시한 그는 “경쟁할 자원이 없다고 불평하는 구단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 그들은 경쟁할 수 있는 자원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구단들의 태도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야구계의 막대한 가치와 기록적인 수익, 구단 가치 상승의 모든 원천은 선수들에게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 구단주가 뛰는 모습을 보려고 돈을 내는 팬은 없다. 구단주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사는 팬도 없다”며 리그의 가치의 원천이 선수들임을 강조한 뒤 “샐러리캡은 경쟁하지 않기 위한 궁극적인 핑계다. 구단주가 ‘팀을 더 강하게 만들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고 말할 때 내세우는 최고의 변명거리”라며 샐러리캡의 균형 경쟁을 가져올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샐러리캡을 도입중인 다른 종목의 사례도 언급했다. “NFL의 경우 선수 지분이 64%에서 시작해 지금은 48%가 됐고 NHL은 57%에서 50%로 떨어졌다. 선수들이 샐러리캡과 수익 공유 시스템에 들어가는 순간, 협상력을 거의 잃게 된다. 구단주들이 직장 폐쇄로 압박하기 때문이다. 샐러리캡을 도입하면 노사 갈등이 줄어든다는 의견도 있다. 많은 분들이 잊고 계시지만, NBA의 경우 샐러리캡 문제로 두 시즌이나 중단된 적이 있었다. NHL도 선수들이 샐러리캡 도입을 반대하고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지만, 결국에는 뜻을 굽히고 합의했다. 하지만 그 초기 갈등과 시즌 중단 사태 이후 구단주들이 선수들의 수익 배분 비율을 낮추면서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며 샐러리캡 도입이 선수들에게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그는 “구단주들이 샐러리캡을 원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며 샐러리캡 홍보에 열을 올리는 사무국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선수노조의 단합력도 강조했다. “구단주들의 전략은 선수들을 분열시키는 것이다. 라틴계 선수와 미국 선수, 베테랑과 신인, 선수와 노조, 노조와 에이전트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식이다. 선수들이 무너지고 분열되도록 유도하고, 사람들 귀에 이런저런 말을 흘리는 것에 능숙하다. 하지만 야구계에서는 그런 전략이 결코 통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필라델피아(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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