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 시장 측 관계자는 “탄핵 이후에도 끊임없이 탄핵에 찬성했냐 반대했냐 하는 것이 당 내에서 주된 의제가 되고있고, 전반적으로 당도 새롭게 변화하려는 의지가 아예 없다”고 했다. 특히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당내 움직임에 오 시장이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전날(12일) 불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분은 본인의 의지, 결단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의 의지, 본인의 결단으로 ‘나라의 미래를 이런 방향으로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스스로 밝히고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50명 안팎의 국민의힘의 의원들은 당초 이날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낼 계획이었지만 지도부의 자제요청으로 취소했다.
국민의힘 후보와 한 대행 간의 단일화 설까지 나오자 이를 수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 시장이 대선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 서울시장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에서 한 대행과의 ‘범보수 빅텐트’가 현실화되면 시장직만 잃고 보수진영 최종 후보가 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오 시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했던 것도 불출마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8~10일 전국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이 무선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오 시장의 지지율은 한 대행과 같은 2%였다.
이와 함께 검찰이 오 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토지거래허가제 정책을 철회했다가 재지정하는 등 홍역을 치른 점도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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