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서울 종로구 동대문종합시장에서 ‘젤리슈즈’와 꾸미기용 부자재를 판매하는 ‘성도스포츠’ 사장 김종보 씨(62)가 매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김 씨는 “손님은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하다”며 “젤리슈즈는 자기 스타일대로 마음껏 꾸밀 수 있어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 동대문종합시장 곳곳에서는 투명한 젤리 재질의 샌들과 리본, 비즈 등 각종 악세사리를 찾는 젊은 손님들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아무런 장식이 안 달린 기본 신발을 산 뒤 액세서리를 붙여 자신만의 신발로 꾸미는 이른바 ‘젤꾸’(젤리슈즈 꾸미기)가 청년층 사이에서 유행하면서다.
● 젤꾸·볼꾸…꾸미기형 취미 뜬다이날 오후 12시경 동대문종합시장에선 많은 상점들이 매대 앞쪽에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젤리슈즈를 늘어놓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손님 10여 명이 매장을 옮겨 다니며 가격과 디자인을 비교했다. 이승은 씨(24)는 “지난 달까진 취미로 성인 발레를 다녔는데 지갑 사정을 고려해 최근 그만뒀다”며 “대신 1만 원에 산 젤리슈즈에 리본과 진주를 가득 달아 꾸밀 생각”이라고 했다.
● 자기계발·취향 확립도 저비용으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시설을 활용해 무료로 취미생활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 류으뜸 씨(35)는 지난해 캘리그라피 등 취미 활동에 월 10만 원가량을 썼지만 최근에는 모두 그만두고 다른 취미를 찾았다. 류 씨는 “요즘은 지인들과 글쓰기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며 “종합사회복지관 무료 시설에서 녹음해 비용 부담도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 취향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청년층의 소비 성향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고비용 시대에 청년층은 적은 비용으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소비를 찾고 있다”며 “‘젤꾸’ 같은 취미는 비용 절감과 동시에 자기표현 욕구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 세대의 호응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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