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윤종빈]투표하는 유권자라야 대접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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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한국정치학회 회장·명지대 공공인재학부(정치외교학 전공) 교수

윤종빈 한국정치학회 회장·명지대 공공인재학부(정치외교학 전공) 교수
6·3 지방선거가 나흘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29일 시작된 사전투표가 오늘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다. 전국적인 관심 인물이 경합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지면서 다행히 유권자들의 선거 관심도 또한 높아졌다. 지방선거 투표율은 대선, 총선에 비해 항상 낮았지만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였던 2022년 지방선거의 50.9%보다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5월 중·하순 두 차례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적극 투표의향층’ 비율이 각각 73.6%와 78.1%로 나타났다. 비록 실제 투표율과는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있겠지만 최근 12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 삶을 결정하는 가장 가까운 정치

지방선거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천에 있다. 지역의 모든 문제에 직접 참여할 순 없으니 대표자를 뽑아 내 삶과 내 지역을 바꿀 정책 결정 권한을 4년 동안 위임하는 것이다. 이에 총 4200여 명의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내 삶을 통째로 남에게 맡기는 셈이다. 선거 과정은 현직자의 업적은 물론 도전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엄중한 심판의 절차로, 유권자의 참여는 권리이자 의무다.

광역단체장 선거의 중요성을 서울시 사례를 통해 생각해 보자. 2026년 서울시 예산은 51조5000억 원이나 된다. 그중 약 3분의 1인 18조7000억 원이 사회복지 예산으로, 저출산·고령화 극복과 1인 가구 안전망을 포함한 일상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사업들에 쓰인다. 지하철의 노후시설을 개선하거나 오래된 상하수관로를 정비하는 도로·교통 예산은 무려 2조4000억 원 규모로, 일상의 안전과도 직결된다. 지방선거는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는 서울시 사업의 적절성과 시의회의 견제·감시 기능의 효율성을 투표로 평가하는 과정이다.

기초단체는 또 어떠한가. 필자가 거주하는 구를 보더라도 생활밀착형 행정을 하고 그 성과를 투표로 심판 받는다. 올해 예산 중 교육경비보조금으로 배정된 금액은 관내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교육 활동과 교실·급식실 등의 환경 개선에 투입된다. 주민참여형 예산 상당액이 쓰이는 사업을 보면 동네 곳곳의 경사로 취약 구간에 도로 열선 설치, 방범용 폐쇄회로(CC)TV의 성능 개선과 확충, 휠체어와 유모차 등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위한 턱 낮추기, 직장인을 위한 야간 생활체육 프로그램 제공 등 말 그대로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일들이 기초단체에서 이뤄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는 총 7개의 표를 행사한다. 16개 광역단체장(시장·도지사) 1인, 광역의회 지역구·비례대표 의원 2인,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 1인, 기초의회 지역구·비례대표 의원 2인, 그리고 16개 광역시도별 교육감 1인이다. 기존 17개였던 광역시도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탄생하면서 16개로 줄어들었고,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구 14곳의 유권자들은 1표씩 더 행사하게 된다.

유권자 한 표가 지역 미래를 바꾼다 놀랍게도 이번에 뽑게 되는 주민 대표자는 전국적으로 총 4227명이나 된다. 여기에는 광역단체장 16명, 기초단체장 227명, 교육감 16명, 광역의원 933명, 기초의원 3035명, 재보선 국회의원 14명이 포함된다. 후보들의 정책을 알려면 유권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에 배달되는 우편 공보물 외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의 단체장 후보 합동 TV토론회를 시청한다면,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선거 막바지 기간에 후보자의 비전과 자질, 구체적인 정책 내용,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지방선거의 진정한 의미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천이다. 투표라는 의무에 참여하는 유권자만이 지역의 발전과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민주시민으로 대접 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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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한국정치학회 회장·명지대 공공인재학부(정치외교학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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