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이 신작 ‘효명’을 6월 23~28일 동안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조선 제23대 왕 순조의 아들이자, 궁중무용 정재를 집대성한 인물 효명세자의 이야기를 창극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효명세자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속 박보검의 실제 모델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열여덟 어린 나이에 대리청정을 시작한 그는 예술과 정치로 세도정치에 맞섰고, 문예군주로서 왕권의 품격을 높인 인물로 꼽힌다.
창극 ‘효명’은 춤과 음악으로 나라의 변화를 꿈꾸었던 조선 후기 왕세자 효명을 새롭게 조명한 작품으로, 세도정치가 극에 달했던 시대 속 예악정치(禮樂政治)를 통해 조선의 변혁을 도모했던 그의 시도에 주목했다.
효명세자가 할아버지 정조의 억울함과 무너진 왕권의 권위를 되살리기 위해 팔도의 기생들을 궁으로 불러들여 정재를 가르치고 순원왕후의 사순잔칫날 장엄한 검무를 펼치는 장면 등을 담았다.
유은선 국립창극단장은 19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궁중 무용은 테크닉과 화려함보다는 절제의 미학이 담긴 춤”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창극과 궁중 무용을 결합시켰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현실 정치의 중심이 되는 궁궐과 조선시대 궁중 음악과 춤을 담당하던 장악원, 대장간 등 대비되는 공간 속 사대부·기생·무사 등 서로 다른 계층의 인물들이 등장해 각자의 욕망과 입장을 드러내고 충돌하는 모습을 담았다.
특히 이 작품에는 암살자 ‘묘묘’라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한다. 묘묘는 궁에 들어와 효명을 제거하는 임무를 받게 되지만, 효명이 예술을 통해 그려내는 새로운 세상과 통치 방식에 감화돼 본연의 목적과 의지가 흔들린다. 연회의 대미를 장식할 효명과 묘묘의 공막무(검무) 준비 과정은 작품 내 긴장을 고조시키며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룬다.
연출은 극단 라마플레이 대표이자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인 공연 연출로 주목받은 임지민이, 극본은 이만희·유은선·임지민이 공동 집필했다.
안무는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움직임 작업을 선보여온 안무가이자 음악가 김재덕이 맡았다. 3.4미터 높이의 경사 무대 위 화려한 군무가 펼쳐지며, 효명이 추구했던 미래지향적 감각을 동시대 관객의 감성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구현한다.
작창은 국립창극단 퇴단 이후 본격적인 창작자로 활동 중인 유태평양이 맡는다. 음악은 이병훈과 김선이 맡아 궁중정재 음악에 현대적 리듬을 더했다.
작품의 중심인물인 ‘효명’과 ‘묘묘’는 이광복-이소연, 김수인-김우정이 더블 캐스팅으로 출연한다. 효명 역을 맡은 김수인 국립창극단 단원은 “효명이라는 인물을 접했을 때 외로운 인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하지만 거기서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쭉 나아가는 태도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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