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관리 잘하는 은행마저…부실채권 역대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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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6일 서울 시내에 설치된 4대 은행 현금인출기(ATM). 2025.3.26 자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담보·보증대출과 우량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내주는 시중은행들의 연체율마저 계속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늘어난 4대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만 약 1조 7000억원으로 부실채권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쌓이고 있다. 고환율·고관세 영향에 내수부진까지 겹치면서 중소기업의 상환능력이 특히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7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대출 연체율 단순 평균은 0.41%로 지난해 말(0.34%)에 비해 0.07%포인트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연체율은 0.29%에서 0.35%로 0.06%포인트 뛰었다. 1년 전(0.25%)과 비교해서는 0.1%포인트 오른 수치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30%에서 1분기 말 0.40%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같은 기간 0.40%에서 0.50%로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이렇게 크게 오른 것은 지난 2015년 1분기(0.22%포인트) 이후 10년 만이다. 기업대출 연체율 또한 지난 2016년 1분기(0.15%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했다.

신한은행 대출 연체율은 0.34%로 지난해 말(0.27%)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0.49%), 전체 기업(0.37%) 연체율이 높았고 중소기업 대출은 1분기 새 0.12%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에서도 중소기업(0.50%), 전체 기업(0.43%) 연체율이 가계 연쳉율에 비해 두드러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분기 만에 0.11%포인트 올라 2015년 3분기(0.20%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NH농협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1분기 말 기준 0.84%로 2017년 2분기(1.00%) 이후 8년래 가장 높았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은 12조 6150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1년 전(9조 1270억원)에 비해 27.7% 증가한 것이다. 4대 은행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10조원을 첫 돌파한 후 올 1분기에만 1조 7440억원 늘었다. 국민은행의 NPL 비율은 지난해 말 0.32%에서 0.40%로 0.08%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의 경우 0.24%에서 0.31%로 0.07%포인트, 우리은행은 0.23%에서 0.32%로 0.09%포인트 뛰었다.

은행들이 통상 연말 매·상각을 통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올 1분기 유독 부실채권 규모·비율 모두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은행들은 부실 징후기업을 선제 지원하는 전담팀을 만드는 등 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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