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고유가에 관심 높아진 ‘유류할증료’
20년간 대륙별 요금→33단계 체계
담합 사건으로 1200억 과징금 사례도
제도 불만 여전… 국토부 개선 추진

유류할증료는 두 달 전 16일부터 한 달 전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현물시장(MOPS)의 항공유 평균 가격을 토대로 산정된다. 예를 들어 7월 발권 항공권에 적용되는 유류할증료는 5월 16일부터 6월 15일까지의 평균 항공유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유 가격을 1∼33단계로 구분해 매월 16일 다음 달 적용되는 유류할증료를 공지한다. MOPS 평균 가격이 갤런당 150센트를 넘으면 1단계가 적용되며, 470센트를 초과하면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부과된다.
유류할증료 운영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는 주로 유류할증료를 항공운임과 별도로 부과한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대부분 이를 별도 항목으로 표시하지 않고 ‘부과금’ 등의 명목으로 항공운임에 포함한다. 국제유가가 오르더라도 소비자에게는 별도 유류할증료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연료비 상승분이 항공운임에 반영되는 구조다.
유류할증료는 1990년대 후반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본격 도입됐다. 항공업계가 연료비 부담을 보전하기 위해 항공유 가격과 연동되는 유류할증료 제도 도입을 요구한 것. 이에 정부는 2003년 항공 화물 부문에 유류할증료를 처음 도입했고, 2005년에는 국제선 여객 노선으로 확대했다. 초기에는 대륙별로 유류할증료를 부과했지만 2008년 1∼33단계 체계를 도입했고, 2017년에는 실제 운항 거리를 기준으로 하는 거리비례제를 적용했다. 현재는 33단계와 거리비례 방식을 결합한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유류할증료가 항공사들의 수익 극대화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도 있었다. 2000년대 들어 세계 주요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 도입 시기와 인상 폭을 사전에 협의한 이른바 ‘유류할증료 담합 사건’에 연루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전 세계 15개 항공사가 담합 의혹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0년 공정거래위원회가 1999∼2007년 유류할증료 제도를 신규 도입하거나 변경하는 과정에서 담합을 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들에 약 12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한편 현행 유류할증료 제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거리를 비행하더라도 항공기마다 연료를 소비하는 양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기종과 연비 등을 반영해 차등 부과해야 한다는 것. 올해 5월 유류할증료가 최고 단계인 33단계에 도달한 후 항공업계에서는 상한 단계를 확대하거나 세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소비자들은 유류할증료가 두 달 전 항공유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만큼 유가가 오를 때는 빠르게 반영되고 내릴 때는 늦게 반영된다고 지적한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부터 새로운 유류할증료 체계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기종별 연비 차등 적용과 유류할증료 단계 세분화, 국제유가 변동의 신속한 반영 등을 검토하고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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