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인디아 171편 사고는 지난달 12일 인도 아흐메다바드 사르다르 발라브바이 파텔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인근 의과대학 건물에 추락해 승무원과 탑승객 241명과 지상에 있던 19명 등 총 260명이 사망한 사고다.
인도 민간항공부 항공사고조사국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초기사고조사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사고 항공기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 38분 39초에 바퀴가 지면에서 떨어지며 공중에 떠올랐다. 하지만 단 3초 뒤인 오후 1시 38분 42초에 양쪽 엔진 연료스위치가 1초 간격으로 모두 ‘작동(RUN)’에서 ‘차단(CUTOFF)’ 상태로 내려갔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종석에서는 연료스위치가 꺼지자 “스위치를 왜 껐냐”, “내가 끄지 않았다” 등의 대화가 오갔다.
그러면서 인도 사고조사당국은 “(조종사 조작 없이도) 엔진 연료스위치가 차단 상태로 내려갈 수 있다는 결함이 과거에 FAA에 보고된 적이 있다”는 내용을 보고서에 비중 있게 담았다. 또 “이 결함에 대한 점검과 수리를 FAA가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으로 발행해 에어인디아 측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실제 FAA는 2018년 12월 “연료스위치의 오작동을 방지하는 잠금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연료스위치가 오작동하고 이는 엔진 정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특별감항정보고시(SAIB)를 발행한 적이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FAA는 당시 “의무 조치가 필요한 안전 우려사항은 아니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인도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을 보고서에서 강조하면서 향후 조사 과정에서 기체 결함과 정비·인적 실수 등을 두고 ‘FAA-보잉’의 미국과 ‘항공사-정부’의 인도 간 책임 공방 대결이 거세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 인도 언론 ‘리퍼블릭’은 전직 FAA 안전 담당 엔지니어의 발언을 익명으로 인용하며 “연료스위치 오작동으로 엔진 작동을 멈출 수 있는 문제를 안전에 중대한 영향이 아니라고 (FAA가) 판단해선 안 됐다”고 전했다. 반면 영국 가디언은 “에어인디아 측이 권고 사항었다는 이유로 해당 결함 여부에 대해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미심장(significant)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항공기단 정보 사이트 ‘에어플리트(airfleet)’ 자료를 보면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대한항공이 비즈니스 전세기를 포함해 총 25대, 에어프레미아가 총 8대 등 32대의 보잉 787 기종을 운용하고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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