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대회를 마친 2025시즌 KLPGA 투어에서 유일하게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이예원. 사진제공 |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디펜딩 챔피언’은 직전 대회 우승자, 시즌 상금랭킹 1위와 함께 예선에서 ‘메인조’에 배정된다. 10일 개막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2연패에 도전하는 고지우(23)가 지난주 롯데 오픈 우승자 박혜준(22), 올 시즌 상금 1위 이예원(22)과 1·2라운드 동반 플레이를 펼치는 것도 그래서다. 이는 전년도 우승자에 대한 일종의 ‘예우’다.
그렇다면 디펜딩 챔피언 중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극소수’다.
총 30개 대회가 예정된 2025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지난주 롯데 오픈까지 정확히 50% 일정을 소화했다. 이예원이 3승을 거둬 홀로 다승을 기록한 가운데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박보겸(27)부터 롯데 오픈 박혜준까지 모두 13명이 15개 대회에서 우승 기쁨을 누렸다. 이 중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경우는 딱 1번. 이예원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을 뿐이다. 지난해 타이틀 방어를 달성한 선수도 시즌을 통틀어 박민지(27), 최은우(30) 딱 둘 뿐이었다.
총 6번 타이틀 방어에 성공해 KLPGA 역대 2위에 올라있는 ‘타이틀 방어 전문가’ 박민지. 사진제공 | KLPGA
타이틀 방어는 이처럼 쉽지 않지만, 박민지에게만은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아쉽게 5연패에 실패했지만, 그는 단일대회 4연패라는 KLPGA 투어 유일의 대기록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만 타이틀 방어를 이룬 것도 아니다. 2019~2020년 MBN여자오픈과 2021~2022년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2~2023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도 2년 연속 패권을 차지했다. 2023년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박민지(2회), 한진선(28) 등 2명이었고, 2022년에는 박민지(2회) 홀로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3번을 포함해 박민지가 총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것은 모두 6번. 프로 초창기에 8번 타이틀 방어를 한 고(故) 구옥희(8회)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라있다. KLPGA 현역 선수 중 3번 이상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박민지 뿐이다. ‘타이틀 방어 전문가’로 불리는 이유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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