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슨 디섐보가 2일 LIV골프 코리아 1라운드에서 버디를 잡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
구름 관중이 따라다녔다. 브라이슨 디섐보(32·미국·크러셔스GC)는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플레이로 감탄을 자아냈다.
디섐보는 인천 연수구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총상금 25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낚으며 7언더파 65타를 적어내며 테일러 구치(34·미국·스매스GC)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세계적인 장타자 디섐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9승을 달성한 최정상급 골퍼다. 그러나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후원을 등에 업고 탄생한 LIV 골프로 이적하며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당시 1억 2500만 달러(1765억원)의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디섐보는 실력 하락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후에도 꾸준한 기량을 과시했다. 지난해엔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LIV골프의 위상을 더 높였다. 올해 열린 마스터스에서도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와 챔피언조에서 경쟁을 펼치며 공동 5위로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는 샷건 스타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후반을 나눠 1번과 10번 홀에서 시작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18개 홀에서 모든 조가 동시에 출발을 해 같은 시간 마무리되는 방식이다.
디섐보가 아이언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
갤러리들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음에도 단연 가장 많은 관중들이 몰린 건 디섐보와 세르히오 가르시아(35·스페인·파이어볼스GC), 필 미켈슨(55·미국·하이플라이어스GC)이 포함된 조였다. 디섐보는 빼어난 경기력을 펼치면서도 많은 팬들과 수시로 소통을 하고 사인 요청에 응하는 프로페셔널함을 보였다.
1번 홀(파4)에서 시작한 디섐보는 3번 홀(파5)과 4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특히 3번 홀에선 무려 320m의 초장거리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세컨드샷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벙커 바로 위 어려운 경사에서 시도한 3번째 샷을 잘 붙였고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4번 홀에선 세컨드샷을 완벽히 홀에 붙여 다시 한 타를 줄였다.
엄청난 비거리 때문에 드라이버를 잡지 않는 홀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티샷 이후 세컨드샷을 공략하기에도 충분한 거리가 남았고 완벽한 아이언샷을 통해 손쉽게 버디를 잡아냈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는 드라이버 티샷이 벙커 쪽으로 흘렀다. 결국 한쪽 발을 벙커에 둔 채 트러블 샷을 시도했는데 무리하지 않고 3번째 샷에서 그린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대성공이었다. 어프로치가 3m 거리에 붙었고 결국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공동 1위로 도약하며 경기를 마쳤다.
구치는 2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은 뒤 5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다시 7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아 선두를 달려나갔다. 12번 홀과 18번 홀에서도 한 타씩을 더 줄여 기분 좋게 2라운드로 향할 수 있게 됐다.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는 디섐보(왼쪽)와 이를 관람하는 구름 갤러리들. /사진=임성균 기자 |
공동 3위는 6언더파 66타를 기록한 루이스 우스투이젠(남아프리카공화국·스팅어GC)과 리차드 블랜드(클릭크스GC·영국)가 차지했다.
대체 선수로 대회에 참여한 김민규(24)는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기록, 공동 9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대회를 앞두고 부상을 당한 벤 캠벨(호주)을 대신해 레인지고츠GC의 선수로 대회에 참가했다.
또 다른 세계적인 선수들은 다소 고전했다. 브룩스 켑카(스매시GC)와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4에이시스GC)는 1언더파 71타로 공동 18위, 존 람(스페인·리전13)과 더스틴 존슨(미국·4에이시스GC)은 이븐파로 공동 27위, 캐머런 스미스(호주·리퍼GC)는 1오버파 73타로 공동 32위, 필 미켈슨은 3오버파 공동 47위에 머물렀다.
다만 한국 선수 위주로 구성된 아이언헤드GC는 아쉬움을 남겼다. 주장 미국 교포 케빈 나는 2언더파 70타로 공동 16위에 올랐고 대니 리(뉴질랜드)는 1오버파 73타로 공동 33위,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6관왕의 주인공 장유빈은 두 번째 홀이었던 11번 홀(파4)에서 6타를 잃는 셉튜플 보기를 범했고 이후 반등했음에도 4오버파 76타로 전체 54명 중 공동 49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엄청난 자본력을 앞세워 시작된 LIV골프인 만큼 이번 대회에 걸린 상금도 커다란 규모를 자랑한다. 총상금 2500만 달러(개인 2000만 달러, 팀 500만 달러)가 걸려 있고 우승자에겐 400만 달러(56억원), 우승팀엔 300만 달러(42억원)가 돌아간다.
디섐보(왼쪽)가 함께 플레이 한 가르시아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