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예린·은하·유주·신비·엄지, 10주년 기념공연 막콘 소회 정리
허심탄회(虛心坦懷).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그룹 ‘여자친구’ 1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시즌 오브 메모리즈’의 막바지 장면을 설명하면 이렇다.
4년 전 자신들을 발굴한 쏘스뮤직과 계약이 종료된 뒤 해체설 등 각종 루머에 휩싸였던 멤버들은 그간 오해에 대해 이해 받은 이날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
무엇보다 스페셜 앨범 ‘시즌 오브 메모리즈’와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세 차례 열린 콘서트가 성사될 수 있게 힘을 모아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 여자친구 여섯 멤버 중 현재 여자친구 상표권을 가진 쏘스뮤직에 소속된 멤버들은 없다. 그런데 이들은 “친정에 온 거 같다”며 내내 친근함을 표했다. 다음은 앙코르 두 번째 곡 ‘히어 위 아’를 부른 뒤 멤버들이 각자 전한 소회 전문. 독감에 걸린 유주는 노래에 힘을 쏟고, 말은 최대한 자제했다. 대신 스케치북에 쓰고 싶은 말을 썼고 이를 엄지가 읽었다.
◆신비
“사실 저는 첫콘이랑 중콘은 별로 안 떨렸거든요. 그냥 ‘정말 틀리지 말아야지. 좋은 모습 보여줘야지’ 했는데 오늘은 오프닝 기다리는 기분이 너무 이상하고 약간 눈물이 날 것 같은 거예요. 소원 언니한테 ‘언니 나 기분 진짜 이상하고 눈물 날 것 같다’고 했더니 언니도 그렇다는 거예요. 그만큼 저희에게 10주년 콘서트는 남다른 의미이지 않았나 싶은데요. 정말 예전부터 ‘우리 10주년은 꼭 챙기자’ 하고 말만 해왔었는데 이걸 실현시킨 우리 멤버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그리고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고요. 왜냐면 사실 각자 활동을 하면서 각자의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고 그냥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근데 약속을 잊지 않고 이렇게 같이 실현시켜준 우리 멤버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렇게 저희가 10주년을 기념하고 싶다고 했을 때 흔쾌히 ‘너무 좋다’고 해주신 쏘스뮤직 직원분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고요. 사실 쏘스뮤직이랑 이번에 10주년에 다시 하면서 굉장히 친정에 온 기분이었거든요. 그냥 마음이 편안하고 저희가 무언가를 말하지 않아도 그냥 맞춰져 있는 무언가가 있으니까. 그래서 이번에 되게 편안하게 10주년을 준비했었던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너무 말씀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사실 (현) 회사에겐 부담이 되셨을 텐데 이 모든 일정을 정말 이해해 주시고 양해해 주신 저희 빅플래닛 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직원분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는 말 다시 한 번 하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렸을 버디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까 저희도 회사도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조금 해소가 되셨나요? 그렇다면 너무너무 다행입니다. 4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저희를 기다려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우리 앞으로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기다려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합니다.”(신비)
◆예린“10년이란 시간 동안 버디들한테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을 해야 될지 잘 모르겠어서… 좋은 무대로 보답을 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눈물 흘리며 뒤돌아서) 그냥 이렇게 들으세요. 오늘 서울 3일차 마지막 콘서트 하는데 더 열정적으로 추고 싶은 마음에… 진짜 더 열심히 추고 싶었거든요. 그랬어요. ‘어디 아파요’ 이렇게 말하는 것도 저는 구질구질하다 생각하고… 굳이 이거는 많은 분들이나 버디들은 몰라도 된다고 생각은 하는데… 어떻게 보면 저희의 칼군무적인 모습을 보여 보고 싶어서 오셨을 텐데 제가 오늘 무릎이 아파서 제대로 춤을 못 춰서 죄송합니다. 여러분. 그래도 칼국수(칼군무)였어요? 고마워요. 뭔가 계속 미안하단 말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고맙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지금은 그냥 미안해요. 3일차까지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훌륭하게 소화해 준 저 포함해서 우리 멤버들한테 진짜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고요. 무대에서 멤버들 눈을 마주치는 게 행복하다는 걸… 옛날엔 그냥 재미있었다면 지금은 되게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많이 (눈을) 마주치려고 노력하고 옛날에는 웃길까 봐 못 쳐다봤던 것도 지금은 더 많이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합니다. 저희가 (쏘스뮤직) 직원분들이 세 명인가 네 명인 시절 때부터 ‘우리가 1위를 할 수 있을까’ ‘콘서트를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덧 10주년을 맞고 콘서트도 멋지게 할 수 있는 그룹이 돼서 너무 행복합니다. 정말 모두 다 열심히 했지만 운이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도 들어요. 버디들이 진짜 많이 사랑해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이제 앞으로도 저희가 어떤 길을 가든 항상 빛이 돼 주시길 바랄게요.”(예린)
◆소원
“사실 오늘 오프닝 하기 전에 왜 울컥했냐면, 신비랑 말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당연히 마지막은 아니지만 우리가 이 콘서트 때문에 매일매일 시간을 보내고 함께 했는데 당분간이라도 볼 일이 없다라는 생각을 너무 했었어요. 연습실에서 같이 연습을 하고 밥을 먹고 우리가 언제 연습실에서 누룽지 통닭을 1인1닭 하면서 다리를 양보하겠어요. 그런 게 당분간 없다는 생각에 슬펐는데… 계속 말했듯이 마지막이 아니니까 그 생각으로 행복하게 마무리를 하려고요. 4년 만에 이렇게 모였는데도 (콘서트) 삼일을 채우고도 못 오신 분들이 계신다는 게 너무너무 대단한 것 같아요. 이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준 우리 버디 너무 고맙고 오늘 와주신 모든 분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저희는 꼭 또 만나요. 알겠죠? 물론 4년 전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뭔가 하나로 이야기하기에 단순하지 않은 일이거든요. 그 사이에 버디들은 되게 답답했을 것 같아요. 어쨌든 우리가 오늘 이렇게 좋은 날을 보내게 됐으니까 무거웠던 마음들은 조금 잊고 같이 행복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은하
“소원 언니, 원래 오프닝 하면 울 것 같다고 그랬는데 근데 언니 이제 우네요. 기특해라. 이번 콘서트 준비하면서 ‘안 울 것 같다’라고 엄청 생각했거든요. 근데 오늘 시작하기 전부터 아 ‘울 것 같다. 노래하다가 울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했어요. 저 눈물은 잘 흘리진 않아요. 고이기만 해요. 냉혈한이라서 고이기만 하는 스타일인데… 콘서트를 할 때마다 너무 가수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해요. 우리 버디 분들 만나서 이렇게 사랑받고 좋아하는 것도 보여드리는 게 너무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요. 사실 다시 못하면 어떡하지 걱정도 했는데 많이 격려해 주고 응원해 준 멤버들과 많은 지인분들, 직원분들 모두 너무 감사드리요. 이 얘기하니까 이제 눈물이 별로 안 나요. 저희 오래도록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들의 사랑에 너무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저희 멤버들 모두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엄지
“저 시간 좀 주실 거죠? 지난 이틀 제가 계속 첫 번째로 멘트를 했는데 딱히 생각을 해놨던 멘트는 아니에요. 막콘이잖아요. 막콘에는 조금 더 많은 말들을 욕심을 내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어요. 오늘 밤을 아예 새고 왔어요. 아예 무수면 상태인데 저도 이 상태로는 콘서트를 처음 해봐서 어떠려나 했는데 오늘 굉장히 즐거웠거든요. 오늘은 무대에 다 힘을 쏟고 싶어서 멘트를 중간중간 생각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어제 잠이 안 오는 김에 좀 썼어요. 이것만 딱 읽고 저는 끝내겠습니다. 진짜 긴데 너무 지체되지 않게 잘 읽어볼게요. 너무 씩씩하게 쓰려고 노력했나 싶긴 한데 ‘어제 새벽 엄지의 마음이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유난히 더 꼭 붙잡아두고 싶은 시간들을 한두 번씩 마주하는 것 같아요. 감히 영원이라는 단어 안에 담아보고 싶고 꿈보다는 조금 더 생생하게 간직하고 기억해 두고 싶은 그런 순간들이요. 아마 이 순간 여기 있는 여러분의 마음이 그러하겠죠. 그 마음들이 지금 이 글을 적어 내려가는 새벽 6시 반에 저에게도 너무나 고스란히 느껴져서 마음이 조금 저릿하기도 해요. 이번 1월 버디들에게 즐겁고 설레는 마음도 충분했겠지만 동시에 마음속 어딘가 묻어났을 서운함, 그리움 혹은 조금의 원망까지도 공존했을 것 같아요. 그 마음들에 전부 위안을 건네줄 수 있는 충분한 시간들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이기적인 마음으로는 이 시간들을 통해서 헝클어졌던 감정들이 많이 정돈되고 싫었던 기억들이 다시금 따뜻하게 기억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바람이 있어서인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종종 어렵고 지치더라도 쏟아부을 수 있는 만큼 무리해서라도 멋지게 해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버디한테 이런 말들을 하는 게 더 떳떳할 수 있게 이번에 많은 댓글과 얘기들로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는 것 같다는 걸 봤는데, 너무 감동 감동적인 말이기도 하지만 저는 우리의 그 시간들은 사실 결코 정체되지 않고 계속 멋지게 흘러가고 있었음을 믿어요. 4년간 누군가는 새로운 시작을 했고 입학도 했고 졸업을 했고 취직을 하고 도전을 하고 성취를 얻고 쉼을 찾고 배움을 얻는 멋지게 흘러가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을 거예요. 물론 우리 멤버들도요. 그리고선 멋진 날에 다시 만난 우리는 더 튼튼하고 멋지고 깊어졌어요. 그러니 이번 공연 그리고 투어가 다 마무리되고선 혹여나 다시 무언가가 멈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필사적으로 우리는 이 소중한 추억과 마음들을 가지고 또 다른 멋진 시간을 새롭게 시작하리라는 씩씩한 멋진 마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멋진 시간들을 보내다 마주하는 우리는 또 얼마나 더 멋질까요? 저는 이런 부푼 기대를 마음에 품으며 오늘 3일 차 공연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의 오랜 애정 만끽할 수 있어서 아름다운 시간이었고 오랜만에 여섯 명의 풋풋한 열정 그리고 건강함을 느낄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영원한 건 없다고 해도 영원히 머무르는 기억은 분명히 존재하더라고요. 제가 영원히 간직할 소중한 시간을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상 여자친구 막내 엄지 올림.”
◆유주(엄지 대독)
“버디 안녕 유주예요. 앞에 멤버들이 너무 예쁘게 마무리 멘트를 해줘서 괜히 조금 긴장이 되네요. 멤버들이 참 예쁘게 말하죠. (환호) 제가 지금 이 마음을 어떠한 말로 풀어야 할지 조금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몇 자 적어봅니다. 우선 완벽하지 못한 모습이었어서 미안합니다. 제가 웬만한 거 다 이겨내는 강인한 여자 최유나인데 이번 독감한테 약간 밀렸네요. 독한 것. 그래도 오늘 세 번째 날인 만큼 아쉬운 이야기보다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소감을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저는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무대에 서는 순간을 위해 몇 달간 마냥 고군분투하며 준비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다시 돌아보니 오늘을 위해 노래하고 춤추며 연습하던 그 매일이 저에겐 이미 무대와 다를 바 없는 눈부신 시간들이었던 것 같아요. 2025년 1월 이 겨울을 우리의 다정한 계절로 꼭 기억해 주세요. 100%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마음만큼은 200% 아니 300%로 전달됐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입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든든하게 함께해 주신 모든 스태프분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절대 혼자서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유주를 만들어 주신, 여기 계신 모든 분들 다시 한 번 온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콘서트 준비하면서 연습 내내 저의 철부지 장난들 매일같이 받아주고 한결같이 웃어준 우리 멤버들 너무너무 고맙고 사랑합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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