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에어컨 수요가 집중되는 연초에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국내 가정용 일반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했다. 지난 한 달간 △스탠드형 △벽걸이형 △창문형 등 가정용 일반 에어컨은 이 기간 61% 늘었다. 특히 스탠드형 에어컨 판매량이 약 80% 늘어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LG전자도 1분기 국내 가정용 일반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약 6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달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선 올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은 '2025년 여름 기후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60%라고 내다봤다.
여름철 에어컨 판매 성수기가 도래하기 전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한 영향도 있다. 프리미엄 에어컨 제품의 경우 주문이 몰리는 여름철을 피해 연초에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만만치 않다. 여름철엔 구매를 하더라도 주문량이 몰려 설치일이 지연되기 일쑤여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25년형 인공지능(AI) 에어컨 신제품에 해당하는 모든 제품군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비스포크 AI 무풍 클래식 △AI 무풍콤보 벽걸이 △AI Q9000 등 4종이다.
LG전자는 지난 1월 2025년형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I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뷰I 프로 등을 선보였다.
냉난방 기능을 모두 갖춘 제품군이 늘면서 수요가 분산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프리미엄 제품은 고가인 만큼 더위가 닥쳤을 때 즉흥적으로 구매하기보다 미리 계획을 세운 뒤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
LG전자가 지난 1~2월 AI 기능을 탑재한 LG 휘센 스탠드 에어컨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40% 늘었다. 스탠드 에어컨 전체 판매량 중 70% 이상은 AI 기능을 갖췄다.
여름철 직전 시기인 매년 4월도 판매량이 높게 나타난다.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 4월 10~16일 에어컨 판매량을 집계하자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생산라인도 풀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열흘 앞당겨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했다. LG전자도 LG 휘센 스탠드 에어컨 판매량이 증가하자 경남 창원 에어컨 생산라인을 조기 풀가동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에어컨 설치 전담팀' 4700여명을 지난해보다 한 달이나 앞당겨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도 오는 30일까지 에어컨 사전 점검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용훈 삼성전자 한국총괄(전무)은 "무더위를 앞두고 미리 에어컨을 장만하려는 고객
수요로 1분기 에어컨 판매량이 역대급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