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 40도, 건강관리법
갈증 느끼기 전에 마셔야 효과
몸속 수분-전해질 균형이 중요
폭염이 길어질수록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온열질환뿐만이 아니다. 땀을 많이 흘리면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는 탈수를 비롯해 식중독, 심뇌혈관질환 악화 등 여름철 건강 문제가 동시에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 만성질환자는 체온과 수분 조절 능력이 떨어져 같은 환경에서도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과 습도로 땀 배출이 증가하고 식중독이나 장염 등 위장관 질환까지 겹치면 수분 손실이 더욱 커진다. 실제 건강보험 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탈수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만9937명으로 6월보다 30% 이상 증가해 최근 1년 가운데 가장 많았다.
탈수는 단순히 몸속 물이 부족한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수분과 함께 나트륨, 칼륨 같은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가면서 체내 균형이 무너지는 것이 문제다. 초기에는 갈증과 입마름 정도로 시작하지만 상태가 진행되면 피로감과 두통,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혈압이 떨어지고 의식이 저하되는 등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많은 사람이 갈증을 느껴야 물을 마시지만 전문가들은 이때 이미 탈수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실외 작업이나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갈증을 기준으로 수분을 보충하기보다 일정한 간격으로 조금씩 물을 계속 마시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물을 무조건 많이 마시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체내에서 필요한 양 이상은 소변으로 빠르게 배출돼 효율적인 수분 보충이 어렵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린 뒤 물만 과도하게 마시면 혈액 속 나트륨 농도가 지나치게 낮아지는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하면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는 물론 뇌부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장시간 야외 활동이나 고강도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렸다면 전해질 보충도 필요하다. 이온음료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분 함량이 높은 제품을 과도하게 마시면 오히려 설사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 적절한 섭취가 중요하다.폭염이 이어질 때는 음식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높은 기온에서는 세균이 빠르게 증식해 식중독 위험이 커진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하며 조리한 음식은 장시간 실온에 두지 말아야 한다. 손 씻기와 조리도구 위생 관리도 식중독 예방의 기본이다.노인과 어린이는 탈수에 특히 취약한 고위험군이다. 어린이는 체중 대비 체수분 비율이 높고 신진대사가 활발해 수분 손실이 빠르다. 반면 자신의 증상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노인은 갈증을 느끼는 기능이 떨어져 탈수가 진행돼도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탈수로 인한 어지럼증은 낙상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 간경화 등 체액 조절 능력이 저하된 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일반인처럼 무조건 수분 섭취를 늘리기보다 의료진이 권고한 적정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수분 섭취는 부종이나 호흡곤란을 악화시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하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 건강관리의 핵심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 상태와 활동량에 맞게 수분과 전해질을 균형 있게 보충하는 것”이라며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이고 땀을 많이 흘렸다면 전해질도 함께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카페인 음료나 술은 이뇨 작용을 촉진해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과도한 섭취를 피해야 하며 특히 노인과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폭염 시 규칙적인 수분 섭취와 건강 상태를 평소보다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해진 기자 haeh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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