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대대적인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베트남·멕시코에 글로벌 생산 거점을 둔 한국 전자·가전 업계도 초비상이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생산 거점을 둔 멕시코·베트남·캐나다·인도 등이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은 한국의 대표적 생산기지이자 미국의 주요 수입처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에 있는 박닌·타이응우옌에 공장을 두고 있는데, 이들 공장의 월간 최대 생산량은 스마트폰·태블릿 기준 10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지역에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이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 인근 하이퐁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 LG 그룹 계열이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에 힘입어 미국 수출을 크게 늘렸다. 베트남의 대미 수출액은 2014년 286억달러에서 2024년 1192억달러로 10년 새 4배 넘게 증가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액(557억달러) 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셈이다. 미국 행정부가 베트남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베트남에 대해 “중국보다 더 심하다”면서 “사실상 가장 악랄한 무역 남용국”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1월 연설에서 “베트남에 도움이 된다면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을 방문해 온종일 골프를 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역시 한국 전자·가전 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케레타로에서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티후아나에서는 TV를 주력으로 양산 중이다. LG전자는 레이노사에서 TV를, 몬터레이에서 냉장고·세탁기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이들 생산 거점은 멕시코 북부에 둥지를 틀고 있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 상당수가 미국 수출 물량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재 미국 내 생산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