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시티 엄지성은 2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에서 끝난 QPR과 2024~2025시즌 챔피언십 44라운드 홈경기에 선발출전해 81분을 소화했다. 팀의 2-1 승리에 앞장서며 양민혁과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사진출처|스완지시티 공식 SNS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을 먼저 경험한 선배 엄지성(23·스완지시티)이 후배 양민혁(19·퀸즈파크레인저스)과 맞대결에서 웃었다.
스완지시티는 2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에서 끝난 퀸즈파크레인저스(QPR)와 2024~2025시즌 챔피언십 44라운드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이로써 6일 더비카운티와 40라운드 홈경기(1-0 승)부터 5연승을 달린 스완지는 11위(17승9무18패·승점 60)를 지켰고, QPR은 15위(13승14무17패·승점 53)로 한 계단 떨어졌다.
양민혁과 엄지성은 각각 강원FC와 광주FC에서 뛰던 지난해 3월 K리그1 2라운드에서 맞붙었다. 당시 양민혁이 1골, 엄지성이 1어시스트를 기록한 가운데, 광주가 4-2로 이겼다. 이후 엄지성이 7월 스완지로 이적했고, 양민혁은 12월 토트넘으로 떠난 뒤 올해 1월 QPR로 임대됐다.
무대를 바꾼 이들의 챔피언십 만남에선 선배가 웃었다. 양민혁은 오른쪽 윙어, 엄지성은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움켜쥔 스완지가 먼저 앞서갔다. 전반 29분 스완지 왼쪽 풀백 조쉬 타이먼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QPR 센터백 모건 폭스의 발을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스완지가 격차를 벌렸다. 엄지성의 발끝에서 골이 시작됐다. 후반 10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그는 지미 던을 제친 뒤 낮고 빠르게 문전으로 공을 붙였다. 이 공은 동료 리엄 컬렌과 해리 달링을 차례로 거쳐 골문을 갈랐다. 엄지성의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득점에 큰 기여를 했다. 엄지성은 후반 36분 올리버 쿠퍼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양민혁도 힘을 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반부터 스완지에 밀려 수비에 집중하다보니 체력이 떨어진 여파도 커 보였다. 결국 후반 22분 에머슨 서튼과 교체될 때까지 뚜렷한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QPR은 후반 27분 카라모코 뎀벨레가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희비가 갈렸지만, 양민혁과 엄지성은 돈독한 우애를 보였다. 하프타임 이후 후반전 시작을 기다리기 전 둘은 하프라인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오래 주고 받았고, 경기가 끝나고 사이좋게 유니폼도 교환했다.
엄지성은 경기 후 스포츠동아와 만났다. 그는 양민혁의 유니폼을 들고 있었다. “경기 전에 유니폼 교환에 대해 얘기한 게 있었다. (양)민혁이가 져서 기분이 좋지 않았을 거라 물어보기 조심스러웠지만, 그래도 민혁이가 내색하지 않고 바꿔줬다”고 말했다.
최근 팀의 상승세에 대해서는 “성적이 워낙 좋아서 내가 경기 중 해야할 일에 더 집중이 잘 된다”며 “계속 팀에 기여하고 싶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만족하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엄지성의 입지는 굳건하다. 10일 플리머스와 41라운드 홈경기(3-0 승)부터 13일 선덜랜드와 42라운드 원정경기(1-0 승), 19일 헐시티와 43라운드 홈경기(1-0 승)에 이어 이날까지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이번 시즌 그의 성적은 35경기 2골·2도움이다.
엄지성은 “영국에 처음 왔을 땐 쉽지 않았다. 그리고 오자마자 부상도 당했다”며 “그래도 힘든 일들이 있으면 좋은 순간도 올 것이라 항상 생각했다. 열심히 준비하면 운도 따르더라. 오늘 선제골에서도 운이 좋지 않았다면, 상대에게 갔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운이 따라 골까지 연결됐다”고 웃었다.
런던|허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