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층 동요속 법무부 면담
“엡스타인 파일 대응 불만족” 51%
미국 정·재계 인사들에게 미성년자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다 2019년 교도소에서 사망한 금융 부호 제프리 엡스타인의 전 연인 길레이 맥스웰이 성매매 사건 연루자 100명에 대해 미 법무부에 진술했다고 25일 ABC방송 등이 전했다.맥스웰의 변호인 데이비드 오스카 마커스는 이틀간 진행된 토드 블랜치 법무차관과의 면담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관한 질문에 답할 첫 번째 기회였다”고 ABC에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로 불리는 엡스타인의 성매매 고객 명단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으로 지지층이 동요하자, 이를 진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미 에머슨대가 미국인 유권자 1400명을 대상으로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트럼프 행정부의 엡스타인 파일 대응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한다는 대답은 16%에 그쳤다.
맥스웰은 엡스타인의 성매매 알선 공범자로 수감돼 있으며 현재 항소 중이다. 미국 법조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맥스웰에 대한 사면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는 한,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술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엡스타인 논란을 계기로 미국 정계에서 진영을 막론하고 음모론이 판을 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민주당 등 진보 진영을 포함해 워싱턴 정가에서 음모론으로 정적을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진실을 숨기려 한다며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요구하는 투표를 추진 중이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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