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브로드컴이 인공지능(AI) 인프라 대장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 강달러 시기에는 미국 주식 매수세가 줄어들지만 서학개미들은 '환 손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브로드컴을 매수하는 모양새다. 그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에이직랜드, 자람테크놀로지 등 브로드컴 수혜주들을 중심으로 강한 반등이 들어와 주면서 얼어붙었던 반도체 섹터 투자심리가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이다. 최근 브로드컴은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며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브로드컴의 급등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대형 클라우드 업체 3곳, 즉 구글, 메타, 바이트댄스와 함께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배경이다. 이러한 발표는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며 브로드컴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브로드컴은 앞으로 3년간 AI 분야에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더욱 높였다.
원래 브로드컴은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반도체 설계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ASIC)에 강점을 보이면서 주요 AI 개발사와 협업을 늘리고 있다. ASIC는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전력 소비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최근 AI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데이터센터 작업 용도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넘어가고 있어 ASIC 칩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JP모건은 현재 200억~300억달러 규모인 ASIC 시장이 연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브로드컴이 시장 점유율 55~60%를 차지하는 지배적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기존에는 엔비디아가 GPU를 중심으로 시장을 주도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왔지만, 브로드컴의 AI 칩 개발은 엔비디아에 대한 강력한 도전으로 평가된다. 브로드컴은 AI 딥러닝에 최적화된 XPU라는 새로운 칩 개발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 칩은 GPU와는 다른 구조로 설계됐으며, 특히 전력 소모가 적고 효율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브로드컴의 경쟁력은 하드웨어 기술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브로드컴은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기술에서도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CA 테크놀로지스와 VM웨어 같은 기업들을 인수하며 반도체뿐 아니라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도 입지를 강화했다.
[김준호 매일경제TV MBN GOLD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