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피지컬 AI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민·관 합동 '원팀(One Team)'을 구축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선 연합군 형성과 국가 차원의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리얼월드의 오픈소스 파운데이션 모델이 엔비디아를 제치고 글로벌 벤치마크 1위를 차지했다"며 "거대언어모델(LLM)에서 정부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것처럼 피지컬 AI도 대기업, 강소기업, 컴퓨팅 기업으로 연합군을 구성하면 글로벌 초격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얼월드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의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한 표준 벤치마크 '덱스벤치(DexBench)'를 제시했다. 덱스벤치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손 기술(정밀조작 성능) 평가 지표로, 실제 공장과 물류 현장의 작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리얼월드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로봇용 범용 AI 모델 'RLDX-1'은 8개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핵심 기술은 독자 아키텍처 'MSAT(Multi-Stream Action Transformer)'로, 고차원 정보와 저차원 정밀 데이터를 분리해 각 특성에 맞게 학습하는 구조가 강점이다.
류 대표는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현장 데이터 없이는 로봇 AI 고도화가 불가능하다"며 "창업 2년 차 스타트업도 세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만큼, 민간 연합군에 정부 지원을 결합한다면 진정한 초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톱급 기업들로 '어벤저스'를 구성해 글로벌 원톱을 노려야 한다"며 "독자 LLM 프로젝트처럼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국가 주도의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도 뒤이어 "지금 피지컬 AI 기업이 가장 필요한 건 현장 데이터"라며 류 대표의 문제의식에 의견을 보탰다.
엄 대표는 "각 로봇 기업이 취득하는 로우(raw) 데이터 포맷·프로토콜이 제각각이어서 공용 데이터 세트를 쌓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요리사가 요리하고, 조선소에서 용접하는 것, 성수동 구두골목 사장님이 구두를 만드는 것 모두 제조고 모두 데이터가 된다. 에고 샌트릭 방식을 적용해 로봇에 바디캠을 달아 작업 영상을 찍고 정부가 이를 쌀처럼 수매해 국가 데이터센터에 모아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면 데이터 표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이는 AI 초과 세수를 사회 구석구석으로 보내는 방책과도 맞는다"며 "누구나 데이터를 따서 돈으로 환원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같은 의견을 경청한 뒤 "데이터를 팔 기회를 만들어 주자는 뜻"이라며 "상당히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거점 확대와 전국 AI 데이터센터 구축, 피지컬 AI를 통한 현장 데이터 수집·활용을 아우르는 '3대 메가프로젝트'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 중 가장 큰 국민적·역사적 결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청와대 내 직할 담당관을 두고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산학연 원팀을 구성해 피지컬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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