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아깝지 않네"…한국 조기 탈락에도 '월드컵 효과' 톡톡

1 day ago 7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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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월간 사용자가 한 달 새 250만명 가까이 불어났다. 약 400억원을 들여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효과다. 한국 대표팀이 졸전 끝에 일찌감치 짐을 싸면서 '월드컵 특수'가 짧아진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스트리밍 후발주자로서 절실했던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임 방송 보던 플랫폼에 40대가 몰려왔다

9일 앱·결제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6월 치지직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524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달(276만명)보다 248만명 늘어난 규모다. 사실상 한 달 만에 몸집이 두 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연령대별 증가 폭이다. 월드컵 중계 이후 치지직 앱 사용자는 40대에서 78만명 늘어 전 연령대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30대 48만명, 10대 이하 25만명, 50대 25만명, 60대 이상 9만명 순이었다.

이 같은 연령대 구성 변화는 치지직 입장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치지직은 2023년 말 트위치의 한국 시장 철수를 계기로 출범한 후발주자다. 게임 방송을 즐겨보는 10~30대 남성이 주 이용층이어서 그간 대중적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월드컵이라는 국민적 이벤트를 계기로 평소 스트리밍 플랫폼과 접점이 없던 중장년층까지 앱을 깔게 만든 것이다.

경기 지표도 나쁘지 않았다. 치지직에 따르면 한국-남아공전 중계 당시 최고 동시 접속자는 약 494만명으로 대회 기간 최고치를 찍었다. 멕시코전 478만명, 체코전 482만5000명 등 조별리그 세 경기 모두 480만명 안팎의 동시 접속자를 유지했다.

 사진=와이즈앱·리테일

사진=와이즈앱·리테일

한국 탈락했는데…새벽 英-멕시코전에도 53만명

축구 팬들 사이에선 역대급 졸전을 펼친 홍명보호를 두고 "치지직이 홍명보가 밉겠다"는 농담 섞인 반응도 나왔다. 거액을 들여 중계권을 사들였는데 대표팀이 너무 일찍 탈락해 특수가 조기에 끝난 것 아니냐는 취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한국전이 끝난 뒤에도 시청 수요는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6일 열린 멕시코-잉글랜드전은 최고 동시 접속자 52만8000명으로 한국 탈락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4일 아르헨티나-카보베르데전에도 42만4000명이 몰렸다. 한국이 뛰지 않는 새벽 시간대 경기에 수십만명이 남아 있는 셈이다. 대표팀 성적과 무관하게 월드컵 자체를 즐기는 시청층이 플랫폼 안에 형성됐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단순 중계를 넘어 '같이 본다'는 시청 문화가 자리 잡은 점도 치지직이 내심 웃는 이유다. 치지직에 따르면 지난달 24일까지 월드컵 같이보기를 진행한 스트리머는 1422명, 같이보기 방송 수는 4707개에 달했다. 한동숙, 풍월량 등 파트너 스트리머는 물론 방송인 이경규, 축구 전문 채널 슛포러브·이스타TV, 아이돌 리센느·플레이브 등이 시청자와 함께 경기를 보며 커뮤니티형 시청 문화를 확산시켰다.

혼자 TV로 경기를 보는 대신 좋아하는 스트리머의 리액션과 채팅을 곁들여 보는 방식이 월드컵을 계기로 대중화된 것이다. 월드컵 관련 클립 콘텐츠 누적 재생 수도 3억1000만회를 돌파했다. 이런 문화가 새롭게 자리 잡은 게 정확히 치지직이 노리던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치지직

/사진=치지직

월드컵은 시작일 뿐…2032년까지 빅IP 줄줄이

네이버는 이번 월드컵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 빅IP 전략의 일부로 보고 있다. 확보해둔 중계권 라인업을 보면 이런 구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2026~2032년 동·하계 올림픽과 2026·2030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2026~2030년 LCK·LPL·LEC 등 국내외 주요 e스포츠 리그와 월드 챔피언십, MSI, 퍼스트 스탠드 등 국제대회 중계권도 손에 넣었다. 지난 6일 개막한 글로벌 최대 e스포츠 대회 'Esports World Cup(EWC)'도 치지직이 한국어 온라인 독점 중계한다. 월드컵으로 유입된 신규 사용자를 붙잡아둘 후속 콘텐츠가 줄줄이 대기 중인 것이다.

파트너십 기반 생태계 확장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JTBC와 콘텐츠 제휴를 맺어 드라마·예능 본방송을 전용 채널에서 실시간 스트리밍하고 있고, 넥슨과는 게임 플레이-스트리밍-결제를 연계하는 협업을 진행 중이다. 라이엇게임즈와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크래프톤과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콘텐츠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도 맺었다.

치지직 관계자는 "실시간 재생품질(QoE) 데이터 기반의 상시 모니터링 체계로 빅IP 라이브 안정성을 관리하고 있다"며 "시청 수요가 높은 콘텐츠를 소재로 스트리머들이 방송할 수 있도록 플랫폼 차원의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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