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6회말 수비를 마친 삼성 원태인이 포효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에이스’의 책임감이 돋보였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5)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안타 2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4연패 늪에 빠져 있었다. LG와 잠실 3연전에서 이미 두 경기를 내줘 루징시리즈가 확정된 상황. 원태인은 시리즈 스윕패와 5연패를 막기 위해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원태인은 1회말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을 뿐, 이후 3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말엔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박동원~송찬의~이주헌을 공 6개로 잡아냈다.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삼성 선발 투수 원태인이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원태인이 실점을 내준 건 3회말이었다. 박해민에게 우월 2루타를 허용한 뒤 상대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위기에 몰렸다. 후속타자 홍창기가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만들어 3루주자 박해민이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원태인은 4회말 1사 이후 문보경에게 볼넷, 2사 이후엔 송찬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다시 2사 1·2루의 위기를 초래했다. 그러나 이번엔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후속타자 이주헌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원태인은 5회말 투구에선 다시 안정감을 보였다. 2사 이후 김현수에게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으나 후속타자 오지환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해 이닝 3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원태인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던 이닝은 6회말이었다. 원태인은 선두타자 문보경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한동안 마운드에서 벗어나 몸을 푸는 동작을 보였다. 왼쪽 엉덩이에 불편함을 느껴 스스로 몸을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6회말 1사 상황에서 삼성 원태인이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원태인은 왼쪽 엉덩이를 자신의 손으로 두들기며 몸 상태를 재차 확인했다. 순식간에 삼성 야수들과 트레이너가 원태인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원태인은 트레이너와 얘기를 나눈 끝에 마운드를 계속 지키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원태인은 이후 박동원을 삼진으로 잡아 한숨을 돌리는 듯 했으나 송찬의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아 실점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후속타자 이주헌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무리했다. 6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은 원태인은 마운드를 내려가며 포효했다.
에이스의 혼신 역투에 삼성 타선은 모처럼 시원하게 득점 지원을 했다. 르윈 디아즈가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강민호가 5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구자욱도 4타수 2안타 2득점 활약으로 팀의 6-3 승리를 도왔다.
원태인은 시즌 2승(무패)째를 올리며 평균자책점(ERA)을 1.57까지 내렸다. 삼성은 4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11승10패를 기록했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