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 재개발 사업에 첫발
주요 단지 수주도 ‘파란불’
한남4 잡고 압구정 진출 발판
삼성물산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은 18일 오후 서울 이태원교회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시공사 선정 안건에 대한 조합원 투표 결과를 보면 한남4구역 조합원 1153명 중 부재자 투표 35명, 현장 참여 991명으로 총 1026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이 675표, 현대건설 335표, 기권 16표로 삼성물산이 현대건설을 누르고 시공권을 확보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남4구역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차별적인 제안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조합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약속드렸던 최고의 아파트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일대 일대 16만여 ㎡를 재개발해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총 2331가구의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가 약 1조6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대형 프로젝트여서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혀 왔다.
특히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 구역 한가운데에 위치했고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한남 뉴타운 중 사업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건설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였다. 양사는 파격적인 공사비 절감부터 유명 설계사와의 협업, 금융비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연일 제시하면서 관심을 불러 모았다.
한남뉴타운 첫발, 랜드마크 수주 발판 마련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을 꺾고 시공권을 확보한 건 건설업계 1위 회사의 자존심을 지키는 동시에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첫발을 들였다는 의미를 지닌다.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한남 뉴타운에는 ‘래미안’ 브랜드가 처음으로 진출하게 된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전에서 조합원 분담금 상환 최대 4년 유예, 공사비 인상분 최대 314억원 분담, 한강 조망 100% 보장 등의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워 조합원 공략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이라는 단지명과 함께 조합원 1166명이 모두 한강 조망을 확보하는 설계안도 제시했다.
유례 없는 조건으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삼성물산은 나아가 압구정3구역을 포함한 주요 랜드마크 단지 수주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한남4구역 수주전은 정비사업 최대어로 손꼽히는 압구정3구역을 비롯해 잠실동의 ‘잠실우성123차’ 등 서울 주요 주택 재개발 사업의 전초전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은 한남4구역만 놓고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올해부터 나올 주요 단지에서 국내 1·2위 건설사의 수주 역량을 보여주는 전초전 성격이 컸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치열했던 수주전, K-아파트 미래상도 제시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전을 통해 회사가 보유한 최첨단 미래 주거 기술을 총 기존 아파트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제안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내 선두권 건설사의 기술력이 총망라되면서 ‘K-아파트’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인공지능(AI)으로 입주 고객의 주차 패턴을 분석해 평소 선호하는 주차구역으로 차량을 안내하고 주차 위치를 확인하는 ‘AI 주차장’ 기능을 비롯해 로봇이 자율주행으로 물건을 배송하는 ‘캐리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이 집약된 차세대 주거플랫폼 ‘홈닉’의 기능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한남4구역에도 도입해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AI를 활용한 메디컬 컨시어지 서비스 등 입주민의 웰니스 라이프를 실현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보여준 최첨단 미래 주거 기술 역량과 서비스는 향후 주요 단지 수주전에서도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