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10억톤을 통째로 망원경으로”…노벨상 받은 ‘아이스큐브’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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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얼음 10억톤을 통째로 망원경으로 쓴다고?” 말만 들으면 엉뚱한 상상처럼 들린다. 하지만 실제 남극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졌다. 거대한 얼음 속에 5000개가 넘는 센서를 묻어 우주에서 날아오는 ‘유령 입자’를 잡아낸 것이다. 프로젝트 이름은 ‘아이스큐브(IceCube)’다. 이를 이끈 벨기에 출신 과학자 프랜시스 할젠(82)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교수가 202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할젠 교수를 올해 노벨 물리학상 단독 수상자로 선정했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관측해 새로운 우주 관측 영역을 연 공로다. 거대한 남극 얼음층 자체를 탐지기로 쓰는 아이스큐브. 출처: IceCube Neutrino Observatory -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남극 얼음이 거대한 검출기로 중성미자는 우주 곳곳에서 만들어져 지구까지 날아오는 아주 작은 입자다. 다른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아 지구는 물론 사람의 몸도 그대로 통과한다. 그래서 ‘유령 입자’라고 불린다. 잘 잡히지 않는 대신 우주를 날아오는 동안 다른 물질에 거의 방해받지 않아 어디에서 출발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비교적 그대로 간직한다. 할젠 교수와 연구진은 이 특징에 주목했다. 중성미자가 얼음 속 물질과 아주 드물게 부딪히면 희미한 빛이 생긴다. 이 빛을 잡아내면 중성미자의 방향과 에너지를 추적할 수 있다. 아이스큐브는 남극점 아래 약 1.5~2.5㎞ 깊이, 약 1㎦ 규모의 얼음에 5160개의 광학센서를 설치했다. 뜨거운 물로 얼음을 깊숙이 뚫고 센서를 집어넣었다. 남극의 얼음 약 10억톤이 거대한 입자 검출기로 변한 셈이다. 중성미자가 얼음 속에서 충돌할 때 생기는 희미한 빛을 센서가 포착하면 그 흔적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블랙홀 주변이나 활동은하핵처럼 지구에서 직접 보기 어려운 우주의 극한 현상을 추적할 수 있다. 망원경으로 직접 빛을 보는 대신 중성미자가 남긴 흔적을 통해 우주를 보는 새로운 방법이 열린 것이다. 김찬주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번 노벨 물리학상은 우주를 보는 새로운 ‘감각’을 개발한 공로라고 볼 수 있다”며 “인류는 오랫동안 빛으로만 우주를 관측했지만, 이제 중력파와 중성미자를 통해 빛으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우주 현상을 알아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26 노벨 물리학상 단독 수상자 프랜시스 할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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