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에서 상처로, 다시 용서로…이은서의 '정직한' 첫 지젤

2 hours ago 1

국립발레단 '지젤' 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최연소 입단' 10년 만에 첫 전막 주역…수석무용수 이재우와 호흡꽃잎 점·벤치 장면에 담긴 설렘…윌리 군무 못지않은 1막김주원 단장 "준비돼 있던 무용수에게 기회주는 게 역할" 등록 2026-10-16 오후 2:30:39 수정 2026-10-16 오후 2:30:39 가 가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지젤이 꽃잎을 한 장씩 떼어낸다. 그가 나를 사랑할까, 사랑하지 않을까. 마지막 꽃잎이 ‘아니다’로 끝나려 하자 알브레히트는 슬쩍 꽃잎 하나를 떼어 던지고 웃는다. 수줍게 고개를 돌리던 지젤의 얼굴에 안도와 설렘이 번진다. 객석까지 간질간질해지는 순간이다. 국립발레단 '지젤' (사진=국립발레단)국립발레단이 1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 ‘지젤’은 사랑을 막 시작한 연인의 장면부터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날 무대의 주인공은 이번 공연으로 처음 전막 주역에 나선 드미솔리스트 이은서였다. 그의 상대역 알브레히트는 수석무용수 이재우가 맡았다. ‘지젤’은 19세기 프랑스 시인 테오필 고티에의 구상에서 출발한 낭만발레의 대표작이다. 국립발레단은 파리오페라발레 부예술감독을 지낸 파트리스 바르의 버전으로 2011년 초연한 뒤 대표 레퍼토리로 이어오고 있다. ‘지젤’의 명장면으로는 흔히 2막에서 달빛 아래 펼쳐지는 윌리들의 군무를 꼽는다. 이날만큼은 1막의 사랑 장면도 그에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다. 꽃잎 점을 치는 장면, 두 사람이 나란히 의자에 앉아 눈을 맞추는 장면에서 이은서의 표정 연기는 계산된 연기라기보다 자연스러운 감정처럼 보였다. 첫 전막 주역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력이 빛났다. 2019년 이후 오랜만에 다시 ‘알브레히트’를 맡은 이재우는 무대 위 존재감이 강하면서도, 이은서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두 사람의 호흡을 완성했다. 둘 사이에 흐르는 ‘케미’가 지젤의 설렘을 한층 선명하게 만들었다. 국립발레단 '지젤' (사진=국립발레단)이은서는 지젤을 ‘순수함에서 상처로, 상처에서 다시 용서로 나아가며 사랑이 배신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인물’로 해석했다. 무대 위 그의 지젤은 그 해석을 그대로 따라갔다. 알브레히트의 배신을 알게 된 뒤 무너져 내리는 1막의 매드 씬(Mad Scene)에서는 순수했던 얼굴이 산산이 부서지며 처연함을 드러냈다. 감정의 흐름을 과장하지 않고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에 정직하게 담아낸 점이 돋보였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