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태어날 때부터 자궁이 없었던 그레이스 데이비슨(36)은 2023년 친언니의 자궁을 이식받은 뒤 임신해 올해 2월 딸을 출산했다.
희귀질환인 MRKH(마이어-로키탄스키-퀸스터-하우저) 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데이비슨은 임신할 수 없는 여성이었다. MRKH는 선천적으로 자궁, 질 등 생식기가 없는 기형 질환으로 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데이비슨 같은 경우 자궁은 없었지만 난소는 제 기능을 하고 있었다.
늘 엄마가 되는 것을 꿈꿨던 데이비슨은 처음에는 어머니의 자궁을 이식받으려고 했지만 적합하지 않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그러자 언니 에이미가 자궁을 이식해 주겠다고 했다. 이미 두 자녀를 양육하고 있던 언니는 더 이상 출산 계획이 없다고 하며 이식 수술을 진행하게 됐다.그렇게 소중하게 태어난 딸을 품에 안은 데이비슨은 “남편과 제가 아이를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데이비슨과 남편 어거슨은 딸의 이름을 언니와 자궁 이식 수술을 한 의사의 이름을 따라 에이미 이사벨이라 지었다.
BBC에 따르면 데이비슨의 자궁 이식 수술은 영국에서 진행한 수술 중 첫 번째 성공 사례였다. 의료진은 지속적으로 자궁 이식 수술을 시도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자궁 이식을 통해 태어난 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스웨덴에서 자궁 이식 수술을 통해 임신해 첫아기가 태어난 이후 미국, 중국, 프랑스, 독일 등 12개 국가에서 약 135건의 자궁 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이식 결과로 65명의 아기가 태어났다.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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